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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은 최근 종영된 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에서 주인공 ‘송나희’로 호연했다. 2003년 영화 단역으로 데뷔해 그동안 로맨스가 위주였던 미니시리즈에 출연해온 그에게 ‘한다다’는 긴 호흡을 지닌 첫 주말극이자 ‘그대 웃어요’ 이후 10년 만의 가족드라마였다. 6개월여 간의 여정을 마친 뒤 “다시 세트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오랜 시간 촬영을 해서 그런지 끝난 것 같지 않다”며 시원섭섭한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에도 KBS2 주말극의 시청층은 굳건했다. ‘한다다’는 최고시청률 37%(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전 국민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높은 수치만큼 ‘배우 이민정’에 대한 호감 역시 함께 올라갔다. 데뷔 20년이 넘은 연기자에게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막장 요소가 거의 없는 청정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모두 따뜻한 점 때문에 다들 좋아해준 것 같아요. 저도 개인적으론 이렇게 인물이 많은 드라마는 처음이에요. 예전에는 트리오와 관현악 4중주의 일원같았다면, ‘한다다’는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어서 내가 치고 나와야 할 때와 쉬어줘야 할 때가 확실했던 작품이죠. 그 완급 조절이 익숙하지 않아서 맞춰가던 과정이 큰 경험이 된 것 같아요.”
‘한다다’의 열풍에 남편인 배우 이병헌을 비롯해 가족들도 시청자로서 동참했다.
“가족들이 ‘매의 눈’으로 ‘한다다’를 봐줬어요. 좋았던 신이나 ‘이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하는 의견도 주면서 공감도 많이 했죠. 여섯 살인 아들은 제가 극중에서 재석(이상이)이 다희(이초희)에게 ‘사돈’이라고 부르는 걸 보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돈이라고 하는 거야?’라고 물어서 웃음이 터진 적도 있어요. 또 촬영하러 가면서 ‘엄마가 빨리 끝내고 와서 놀아줄게’라고 하면 ‘엄마 더 찍어도 돼, 재밌잖아’라고 해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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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장면으론 극중 나희가 임신 사실을 규진에게 알릴 때를 꼽았다. 해당 장면은 기쁨과 감동이 오가는 나희의 심경을 표정만으로 표현한 이민정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이민정은 일상으로 돌아갈 계획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길었던 촬영 기간에 체력이 거의 고갈된 느낌이에요. 우선은 좀 쉬면서 스스로에게 좀 더 투자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물론, 엄마와 아내로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 열심히 하고 싶어요.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요. 스릴러 같은 장르물이나 사극에도 도전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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