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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전날 오는 21일부터 실시되는 연례 연합 군사훈련 발리카탄에 미군 9000명과 필리핀군 5000명이 참여할 예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호주도 약 200명을 파견하고 일본과 그 외 국가들도 소규모 군사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어깨를 나란히'라는 뜻의 따갈로그어에서 이름을 딴 발리카탄은 미국과 필리핀의 최대 연례 합동 훈련이다.
이번 훈련 지휘관인 마이클 로지코 필리핀군 준장는 이번 훈련에 전투기·해군 함정은 물론 미군의 최신 대함 미사일 시스템인 '해군·해병대 원정 선박 차단 체계'(NMESIS·네메시스)가 투입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콩스베르그 사의 대함 미사일 'NSM'을 지상 이동식 발사 플랫폼에 싣고 다니면서 발사하는 시스템인 네메시스는 이미 필리핀에 배치된 상태다. 미국이 지난해 필리핀에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 '타이폰'도 이번 훈련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필리핀 북부 루손섬과 남중국해와 맞닿은 팔라완섬,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 이북 도서 지역 일대에서 시행된다. 1만 4000명의 미군·필리핀군이 모의 적군의 선박을 격침하고 적군의 섬 상륙 차단 시나리오 등을 훈련하게 된다.
필리핀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은 이 같은 군사 훈련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이런 훈련들이 자국을 겨냥해 억제하려는 의도로 역내 안정과 평화를 해친다고 주장해왔다. 로히코 준장은 이에 대해 "이번 발리카탄 훈련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아메리칸 퍼스트)'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동남아시아에서는 미국의 기존 안보 공약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로히코 준장은 "축소는 없다. 이번 훈련은 전면전 시나리오를 상정한 실제 훈련"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중국은 필리핀·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에 인공섬 3곳을 군사 요새처럼 만들어 놓고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아시아 첫 순방 일정으로 필리핀을 찾아 "중국의 공격성을 억제하기 위해 동맹국들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강력함을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