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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피즘2.0 넘어라] LS 전선·전력기기 ‘MAGA’ 수혜 기회… “탈중국 경쟁력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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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3. 13. 17:42

트럼프 '제조업살리기' 생산시설 확대
전력 효율화·스마트그리드 기술 보유
전선·일렉트릭, 실적 성장 쌍두마차로
구자균 "현지 빅테크와 프로젝트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강력 관세 정책을 내놓은 배경엔, 미국 제조 인프라를 전성기 수준으로 복원하겠다는 야심찬 목표가 있다.

자국 기업의 제조업 생산량을 늘리거나 타국 기업을 불러와 새 생산시설을 짓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공장이 늘어나는 만큼 전선과 전력기기 사업의 호황이 자연스럽게 점쳐진다.

LS그룹 내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트럼피즘 속에서 그룹을 이끌어 갈 쌍두마차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양사는 올해에도 수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든든히 챙겨뒀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생산 인프라 확대와 AI 산업 투자 등은 실적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해저케이블 2조7000억원, 지중 초고압 2조5000억원 등 총 5조2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8% 늘었다.

이는 글로벌 전선·전력기기 호황의 영향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노후 전력시설 교체 시기가 도래한 데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며 업계는 '슈퍼사이클'을 맞았다.

올해 트럼피즘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생산시설에 필수적인 전선과 전력기기만큼은 수요가 꺾이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정책은 곧 지역 내 생산시설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의 추격을 견제하는 반사이익도 있기 때문이다.

한 전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처럼 영토가 넓은 국가는 에너지 생산 기지와 기업의 제품 생산 시설이 떨어져 있다"면서 "트럼프의 '제조업 살리기' 정책으로 남부의 재생에너지 생산 기지와 미국 전역의 생산시설을 연결하는 전선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LS전선은 계열사인 LS에코에너지와 함께 미국에 중전압(MV)급 알루미늄 전력 케이블을 처음 공급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양사는 미국 태양광 EPC(설계·조달·시공) 업체에 2500만 달러(363억원) 규모의 35킬로볼트(㎸)급 알루미늄 전력 케이블을 공급한다. LS전선은 미국 정부의 '탈중국' 정책과 맞물려 경쟁력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산 케이블에 총 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소재를 활용한 우회 수출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AI 인프라 구축 의지도 LS엔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 AI합작사 '스타게이트' 설립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대규모 투자를 알렸다.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할 전망이다.

LS전선은 초전도·초고압 케이블로 대량의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전력소비가 막대한 AI 산업에서 필수적이다. LS전선은 미국에 자회사 'LS그린링크'를 설립하고 2027년까지 버지니아주 케이블 공장을 건설한다. 회사는 미국을 주요 초고압직류(HVDC) 케이블 시장으로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단순히 배전반 기기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력의 생산·분배·소비를 효율화하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높은 활용도로 주목받는다.

회사는 2022년 미국 배전반 생산업체를 선제적으로 인수해 현지 생산을 개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AI 서비스 업체 xAI에 배전반(전력 배분 장치)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앞선 '일렉스 코리아 2025' 행사에서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 논의 중"이라며 "올해 말 또는 내년쯤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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