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임종룡 ‘비은행 계열사 인수’ 놓고… 과점주주와 이해상충

임종룡 ‘비은행 계열사 인수’ 놓고… 과점주주와 이해상충

기사승인 2024. 08. 21. 17:5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증권·보험사 M&A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
사업부분 겹쳐 이해득실 저울질 분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증권·보험사에 대한 인수합병(M&A) 의지를 드러내 왔다. 실제 포스증권을 인수하며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과점주주들이 증권사, 보험사 등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아무래도 영위하는 사업 부분이 겹치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증권·보험업 진출과 성장에 대해 과점주주들은 제각각 이해득실을 따져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과점주주에는 유진PE(4.0%), 푸본생명(3.97%), 한국투자증권(3.92%), 키움증권(3.78%) 등이 있다. 최근 지분 일부를 블록딜한 IMM PE의 지분율은 1.38% 수준이다.주목할 부분은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진 주요 과점주주들이 보험·증권업을 직접 영위하거나, 계열사가 증권업을 영위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우선 유진PE은 유진기업의 100% 자회사로, 유진그룹 계열사인 셈이다. 유진그룹의 금융계열사에는 유진투자증권이 있다. 계열사가 증권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푸본생명은 대만 푸본그룹의 생명보험 계열사다. 푸본생명은 지난 2020년 우리카드를 지주사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 과점주주로 참여했다. 푸본생명은 2018년 국내에서 푸본현대생명(옛 현대라이프)을 인수하며 국내에서도 보험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증권 자회사이며, 키움증권은 다우키움금융그룹에서 증권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금융은 최근 포스증권을 인수,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을 추진했고 우리투자증권을 이달 초 출범시켰다. 또한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지분을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으로부터 사들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지난 6월 체결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 인수가 필수인 만큼 임종룡 회장은 취임 이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 왔다.

하지만 이사회는 우리금융의 경영목표와 전략을 수립, 평가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데다 해산, 영업양도 및 합병 등 조직의 중요한 변경에 대해서도 승인을 하게 돼있다. 대규모 투자, 신사업 진출 등도 이사회의 심의 사항이다. 우리금융의 M&A 전략이나 실제 인수 추진 과정에서 과점주주 이사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우리금융의) 일정 지분율 이상을 보유한 과점주주는 사외이사를 추천해 이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사외이사들이 원래 소속되어 있는 회사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또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 이사회에도 과점주주 사외이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해상충 문제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