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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리(VOA)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블링컨 장관은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이 미국과 협의 하에 해제된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그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원유 수출대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8년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자금이 동결됐다. 지난달 23일 이란 일부 매체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산 70억 달러(약 7조 9500억원) 중 10억 달러를 돌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만약 이란이 핵합의에 따른 의무를 다시 준수한다면 우리는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일’에 대해서는 “이란이 의무를 이행한다면 합의문에 따라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란이 의무를 준수하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에 복귀한다는 입장이지만 선결조건으로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양측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발언은 한국 내 동결자금 해제가 이란의 핵합의 준수, 협상복귀 문제와 관련돼 있으며 아직 동결을 해제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18일 유럽연합(EU)의 중재 하에 이란과 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지만 이란이 미국의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무산된 바 있다.
앞서 로버트 말리 미국 대(對) 이란 특사는 “6월로 예정된 이란 대통령 선거 전까지 미국은 핵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가오는 이란 대선에서는 보수 강경파가 집권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각에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퇴임 전까지 핵합의 복귀에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말리 특사는 “우리는 핵 협상을 이란 대선흐름에 맞추지 않겠다”며 “(핵 협상은) 미국 국가안보 이익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