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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삼성증권 지분율 확대…‘주가 상승·주주가치 제고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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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보 기자

승인 : 2025. 03. 19. 18:30

1년 6개월 만에 지분율 8%→13% 늘리며 투자 목적도 변경
"총주주환원 50% 목표" 등 주주 가치 제고 노력 평가한 듯
삼성증권 사옥
국민연금이 삼성증권에 대한 지분율을 대폭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투자 목적을 하향한 다른 기업들보다 삼성증권에 대한 지분을 크게 확대한 배경에는 주가 상승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1일 삼성증권의 투자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하향 변경하며 직전 12.61%에서 13.41%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앞서 2023년 9월 국민연금은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의 삼성증권 지분율은 8.42%로, 1년 6개월간 5%포인트 늘린 셈이다.

국민연금은 통상 투자 목적 변경 사유를 밝히지 않아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국민연금이 '일반투자' 목적으로 보유했던 1년 6개월간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국민연금의 지분율 증대와 투자 목적 변경은 삼성증권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해석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 투자 기업의 배당 정책이나 법령 위반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비공개 대화에 나서거나 '일반투자'로 투자 목적을 변경해 주주권을 행사한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에서 해제되는 경우에도 '단순투자'로 변경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 기조에 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삼성증권에 대한 투자 목적을 변경하는 동안, 삼성증권의 주가는 뚜렷한 상승세였다. 국민연금이 '일반투자'로 전환할 당시 주가는 3만7000원대에서 횡보 중이었으나 이후 삼성증권 주가는 지난 현재 4만6000원대까지 약 25% 올랐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비슷한 시기에 투자 목적을 변경했던 카카오, 카카오페이, BNK금융지주, 키움증권의 주가가 천차만별이었던 것에 비해 보유비율을 적극적으로 늘린 곳은 삼성증권 뿐이다.

국민연금은 2023년 10~11월 이들 종목의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 기간 수익률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5%와 -22% 수준이고 키움증권과 BNK금융지주는 각각 38%, 59% 증가했다. 다만 보유 지분율은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 국민연금은 카카오 지분 5.42%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5.36%로 유지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4.45%에서 5.01%로, BNK금융지주는 8.4%에서 8.61%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경우 2023년 11월 11.28%에서 올해 1월 기준 11.79%로 0.5%포인트 가량 늘리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을 5%포인트 늘린 것과 대조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8990억원(잠정치)을 기록하고, 결산 배당성향 34.8%를 유지하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서는 중장기 계획으로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금융 계열사 삼성화재는 최근 보험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율과 신지급여력비율(K-ICS)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삼성증권도 조만간 밸류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일반투자' 기간 동안 물밑 대화를 통해 관련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이 의미 있게 진전된 점이 긍정적"이라며 "과거 점진적으로 상향되던 배당성향은 대외변수로 인해 2020년부터 최근까지 35~39% 사이에서 정체된 바 있으나 금번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를 50%로 제시함으로써 주주환원 밴드 상단이 열린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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