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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년보좌역, 국가 정책변화의 발판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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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1. 06. 18:00

박진감 행정안전부 청년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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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감 행정안전부 청년보좌역
'정책'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설고 멀게 느껴진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더 그렇다. 정부의 정책은 늘 어디선가 결정돼 전달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청년보좌역' 제도는 그 고정관념을 살짝 흔들었다. 청년들이 직접 정부 내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발상, 그리고 첫 자리에 내가 섰다는 사실은 커다란 도전이자 부담이었다. 행정안전부의 청년보좌역으로서, 그리고 최연소 청년보좌역으로서 2년 동안 과연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과연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곤 했다.

시작부터 쉽진 않았다. 제도의 특수성과 화제성, 그리고 의욕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순 없었다. 초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면, '네? 청년보좌..? 누구라고요...?'였다. '관'이 아닌 '역', 이 한 글자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어떤 자리에 가서든 제도를 소개하는 데에 시간을 쏟다 보니 본격적으로 의견을 제안하고, 정책에 다루는 과정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저 '청년'이라는 단어만 주목받아 그저 인사 잘하는 젊은이로만 보인 셈이다. 조금은 억울했지만, 그만큼 행정에 청년의 정책 참여가 어색함을 받아들였다. 어쩌면 나는 변화를 이끌기 이전에, 다른 청년들이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정책의 문턱을 넘기 위해 발판을 마련하는 준비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저 묵묵히 달려나갔다.

그렇다고 인사만 하고 다닌 건 아니다. 다른 청년들을 기회를 밟고 선 만큼, 부채의식을 품고 새로운 담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마저도 업무 범위가 다소 넓다는 행정안전부의 특징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자격지심이 괴롭혔다. 그러나 무수한 고민 끝에 찾은 해답은 내가 바로 '수요자'이자, '당사자'라는 점이다. 나 또한 지역청년이었으며, 이들의 목소리가 중앙정부까지 잘 닿지 않는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통로를 직접 개척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청년보좌역-지자체 순회 간담회'를 직접 개최하기 시작했다. 2023년 1월 인천을 시작으로 약 1년 8개월간, 전국 17개 중 15개 광역시·도를 직접 방문해 지역 청년들을 만나왔다. 현장에서 청년들의 생각과 의견을 듣고 그들을 대변하는 경험은 단순한 자료 수집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특히 한 청년이 "이 지역에 남고 싶지만,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할 때, 그 현실적인 고충이 정책적인 문장들보다 훨씬 강하게 다가왔다. 이런 생생한 목소리들을 자료로 남겨 최대한 많은 정부 관계자에게 전달했으며,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4년 청년의 날을 기념해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됐다.
'그래서 어떤 성과를 냈는데요?' 초심을 돌아보게 하는, 마치 도돌이표 같은 질문이다. 대답은 '아직'이라고 하되, '진행중'이라고 덧붙이겠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제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후회 없이 노력했지만, 행정이 처음이라서 부딪히는 상황들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가는 중이랄까? 노력과는 별개의 영역이었다. 그렇기에 누군가 성과를 묻고 싶다면, 그 이전에 청년들의 노력을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길 바랄 뿐이다. 과정 속 우리는 당사자로서 누구보다 책임을 다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이로써 다른 청년들에게 당당히 말하겠다. '청년보좌역에 도전해보지 않겠냐'고 말이다. 청년이 주체가 돼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정책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 그 자체이자, 본인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이다. 물론, 상상했던 이상을 모두 실현할 수 없을지라도 작은 목소리를 모아 변화를 이끄는 일이 바로 미래세대의 당사자로서 해낼 수 있는 가장 멋있는 일이 아닐까? 더불어 제도의 성공을 묻는다면, 청년들이 직접 정책에 참여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제도적으로 개선할 부분도, 넘어야 할 산도 많지만, '국정운영 과정 속 청년참여의 첫걸음'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나도 언젠간 일반청년으로 되돌아가겠지만, 내가 놓은 발판을 부디 다른 청년이 이어 밟아 대한민국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오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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