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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동 경제' 로드맵을 통해 획기적인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방안을 내놓았다. 중산층용 20년 이상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적극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양질의 전문화된 장기 임대 서비스를 도입하고 규제 혁파로 임대사업자의 육성과 규모화를 유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 방안에는 전·월세 시장 안정화와 더불어 앞서 거론한 주택에 대한 국민 의식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꾼다는 원대한 목표가 기저에 깔린 셈이다. 더구나 현재의 전·월세 시장은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전세 사기 등이 잇따르는 불안 지속 상황이어서 임대 물량 공급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급한 처지다. 게다가 1인 가구 증가와 초고령사회 진입 등을 감안하면 주거 서비스가 제공되는 임대아파트의 범용성(凡用性)은 더욱 커질 게 분명하다.
사실 주거 서비스가 제공되는 중산층용 새로운 임대주택은 지난 2015년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공급, 물꼬를 튼 바 있다. 당시 서민과 취약계층은 정부의 매입임대, 전세 주택 등을 포함한 공공 측에서 해소하고 중산층은 민간에서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연 5%의 임대료 상승 제한과 8년 이상 임대조건의 뉴스테이 공급을 활성화한 것이다. 주택시장에서도 호응을 얻어 대우를 비롯해 현대, 롯데 등 대형 건설회사 등이 서울 외곽을 비롯해 동탄 등지에서 대규모로 건설, 공급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다.
또 서울권에서는 KT를 비롯해 코오롱 등이 고액월세를 받는 고급 단지를 건설 운영에 들어갔으며 디어스, 에피소드, 맹그로브, 컴먼 타운 등 코리빙(CO LIVING) 형태의 특화 임대로 1인 가구 등 신수요에 대응,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주거 서비스 예비인증을 비롯해 본인증 등을 전문기관에서 수행, 주거 서비스의 내실에도 이바지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前) 정부는 기업 과다 특혜라는 이유로 2017년 공공성을 강화한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으로 규제를 강화하자 시장에서 외면을 당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4년 단기 임대 및 아파트 장기 일반 매입임대 폐지, 임대의무기간 10년 확대 등의 규제 정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민간 임대주택은 고사 직전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정부 정책 신뢰 추락은 물론이고 시장적으로도 임대로 가는 국민 의식을 막아 세운 꼴이 된 셈이다. 좀 더 공급이 활성화된 후 규제를 가했다면 중산층 전·월세 시장 불안은 크게 해소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우선 주거환경의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정치권의 공감대 형성이 절대 우선이다. 임대 3법 등 주택시장 규제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는 점을 공유하고 과감히 규제를 털고 여야가 관련 입법에 동참,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정부 역시 민간의 기업활동을 전제로 과감한 인식 전환을 시도해야 시장이 움직일 것이다. 예산 등 금전적 지원보다 세제를 비롯해 용지공급, 용적률 등 건축적 규제 등에 인센티브를 주고 입주자 모집 등, 임대 기간, 임대료 등을 철저히 시장적으로 자율화해야 한다. 공급이 활성화되어 임대시장이 안정될 때 규제해도 늦지 않다. 전 정부의 실책을 재차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땅을 가진 사람이 개발회사를 찾아 임대주택 건설과 자금조달, 임대관리 등을 상담하고 대형 임대관리회사가 수요자 니즈에 걸맞게 수십만 가구씩을 운영관리하는 사례 역시 참고할 만하다. 이번에야말로 임대 위주로의 대전환이 성사되어 주택시장안정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