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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의 도박, 극우 집권 막았지만 정국 혼란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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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7. 08. 10:44

RN 집권 저지 승부수 '절반의 성공'
범여권 77석 줄어 의회 주도권 상실
의회 3분할되면서 전례없는 큰 혼란
FRANCE-ELECTION/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르 투케-파리-플라주에 있는 투표소에서 조기 총선 2차 투표를 마치고 떠나며 윙크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Y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조기 총선 도박이 극우당의 집권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프랑스를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다고 월스트리저널(WSJ)·CNN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에 따르면 좌파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182석, 중도 앙상블이 168석, 극우 국민연합(RN)이 143석을 얻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던 국민연합과 그 연대 세력이 예상을 깨고 3위로 추락하면서 충격적인 대반전이 일어났다.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마크롱 대통령은 극우당의 집권을 막았지만 범여권 앙상블이 기존 245석에서 77석을 잃어 의회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어떤 정당도 과반 의석인 289석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다시 출연하게 됐다. 헝 의회란 의원내각제에서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상태(Hung)의 의회를 뜻한다. 이에 따라 노선이 전혀 다른 3당이 의회를 3등분하면서 정국은 예측할 수 없는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됐다.
좌파연합과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 앙상블은 총 577개 지역구에서 3위를 달리는 후보 200명가량이 기권해 표의 분산을 막는 전략으로 국민연합의 의회 장악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이 의회 권력을 잡게 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큰 차질이 예상된다.

신민중전선은 연금수령 연령을 원래대로 낮추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며 생필품 물가를 동결해 노동자 구매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마크롱 정부가 2017년 폐지한 사회연대세를 복원하고 초과이윤에 대한 세제를 도입하며 부유층에 사회기여금을 걷겠다고 밝혔다. 또 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학용품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교육에서도 재분재 정책을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조기 총선 도박으로 나라를 불안에 빠트렸고, 결과적으로 RN이 의회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는 기회를 제공한 데 대한 책임론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예측불허의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분명한 것은 극우파가 당분간 정권을 잡지 못하고, 범여권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의회 권력을 잃게 되면서 권력이 대통령궁에서 의회로 이동할 것이라는 것뿐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2027년까지인 임기를 지키겠다고 밝혔으나 의회 권력이 야당에 넘어가면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 당장 좌파 연합에선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부 운영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좌파 총리가 등장하면 프랑스에선 역대 4번째 동거 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범여권과 좌파 연합의 의석수가 불과 14석 밖에 되지 않아 마크롱 대통령은 우파 공화당과 손을 잡고 의회 다수파를 형성한 뒤 본인이 원하는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

마크롱의 조기총선 도박은 조롱을 받았지만 극우파가 권력을 잡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프랑스는 전례 없는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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