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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오너일가가 지분 절반 보유…책임경영 속 변화 적응에 노력

GS 오너일가가 지분 절반 보유…책임경영 속 변화 적응에 노력

기사승인 2021. 0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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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의 GS, 변해야 산다]①
지주사 지분 보유 오너일가 49명
허태수 회장 지분율 2.12%에 불과
허창수 명예회장 절반에도 못 미쳐
중대현안 주주합의 통해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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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2019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한 말이다. LG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진두지휘한 후 초대 회장을 맡은 허 회장은 GS를 정유와 유통, 건설 등 3대 사업을 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끌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GS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주사인 GS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는 49명이다. 이들이 보유한 GS의 지분은 절반 수준이다. 이 가운데 허씨 일가만 43명이다. 지분율은 49.1%에 달한다. 그 외에 친인척, 재단, 삼양통상, GS네오텍 등 특수관계인은 총 51명이다. 사공이 많다는 얘기다.

반면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혁신과 과감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허태수 회장의 지분율은 2.12% 수준에 불과하다. 허창수 명예회장(4.75%)보다도 적고,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허용수 GS에너지 사장(5.26%)보다도 적다. 주요 그룹들이 회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것과는 결을 달리한다. 허 회장만의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구조다.

GS는 오너일가로 이뤄진 주주들이 합의를 거쳐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이 허 명예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으로 결정된 것도 주주들의 합의를 거쳤다. GS의 지배구조는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져 빠른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의 오너일가는 지주사인 GS의 지분 49.32%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재단과 삼양통상, GS네오텍 등을 모두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51.94%에 달한다.

허태수 회장의 지분율은 2.12%로 오너 3세 중에서 특별히 많은 수준은 아니다. 오랜 시간 그룹을 이끌어온 허 명예회장의 경우 4.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형제인 허진수 GS칼텍스 의장(2.02%), 허명수 GS건설 전 부회장(1.95%) 등과도 큰 차이가 없다.

허 회장은 故 허만정 창업주의 3남 故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며 허창수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이다. 1957년생으로 조지워싱턴대 MBA와 미국 컨티넨탈은행, LG투자증권 런던법인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에서의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07년부터는 GS홈쇼핑 대표를 맡으면서 홈쇼핑의 해외 진출, 모바일쇼핑 사업 확장 등을 추진, 실적 성장을 이끌어내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15년간 GS그룹을 이끌어온 허 명예회장이 소탈한 성품으로 재계의 신사로 불려왔다면 허 회장은 디지털 혁신 전도사로 불렸다. GS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던 셈이다.

하지만 허 회장이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GS칼텍스가 1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다. GS홈쇼핑과 GS리테일 등 유통사업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일궈냈지만,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허 회장의 어깨가 무겁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에는 상황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LG그룹에서 분리될 때부터 이어져 온 ‘가족경영’ 문화 때문이다.

특히 GS의 최대주주는 허 회장의 사촌형제인 허용수 사장이다. 허 사장은 허만정 창업주의 5남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 외에도 GS그룹의 3세들은 1~2%대의 지분을 각각 가지고 있으며, 4세들 역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4세의 경우 허세홍 GS칼텍스 사장(2.37%), 허윤홍 GS건설 사장(0.53%) 등이 경영에 이미 참여하고 있다. 허태수 회장이 그룹을 이끌 수 있었던 것도 경영성과 등을 토대로 주주들에게 인정받은 덕분이다.

GS의 기반 사업들은 정유·에너지사업과 리테일·홈쇼핑, 건설업 등이다. 특히 주력 사업을 맡은 GS칼텍스의 부진은 뼈아프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년(8797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919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유통업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성과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이런 중대기로에 서있는 GS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벤처투자기업 GS퓨처스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그룹의 먹거리를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으로 추진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주주들의 합의를 거쳐 그룹의 전략을 결정하는 GS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본부장은 “특수관계인이 많으면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다”면서도 “GS는 신생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오너 중심의 빠른 실행력이 필수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 과정에서 리스크에 빠질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러 이해관계자를 챙기기 위해서 일감 몰아주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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