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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까지 최근 연일 이어진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일종의 '즐거운 분노'로 노래하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냈다고 묘사했다.
아울러 K팝은 단순한 10대 팬덤 문화가 아니며 이번 집회는 수십만명을 거리로 나서게 한 팬덤의 정치적 힘을 부각시켰다고 해석했다.
최근 연일 집회가 열린 국회 앞 거리에서는 그룹 에스파의 'Whiplash(휘파람)' 그리고 빌보드차트에 오른 가수 로제의 'APT.(아파트)' 등 최신곡부터 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같은 비교적 오래된 노래까지 다양한 가요가 울려 퍼졌다.
WP는 19세 여성 정한영양이 지난 12일 그룹 NCT를 상징하는 녹색 야광봉에 '탄핵'이라는 글자를 붙인 채 들고 국회 앞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정양은 WP에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 다 같이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하는 것"이라며 "일단 제가 '덕질'하는 것에 대해서 주변 어른들이나 아이돌에 관심 없는 친구들 같은 경우 이해 못 하는 경우가 조금 있었는데 이번에 이런 응원봉 문화가 확산되면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고 응원해 주고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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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으로도 불리는 이 라이트 스틱은 약 30달러부터 100달러가 넘는 가격으로도 판매되며 슬로건뿐만 아니라 가요를 시위 찬가로 바꾸는 데 목소리를 모으는 시위자들을 밝힌다고 소개했다.
또 이번 탄핵 촉구 집회에는 특히 젊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집단적 조직화의 역사를 가진 K팝 팬들이 눈에 띄었다며 그들이 사상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윤 대통령에 대한 격렬한 대중적 반대를 보여주면서도 파티와 같은 분위기로 시위를 이끌었다고 했다.
K팝 팬덤, 젠더, 집회 문화에 관한 글을 쓴 김정원 연세대 강사는 "K팝 팬들은 대부분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K팝 산업에서 착취당해 온 젊은 여성들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여성들은 이미 K팝 문화 안에서 다른 팬들과 교류하고 연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시위대가 해야 할 일, 즉 줄을 서고 몇 시간 동안 야외에 머무르고 구호를 외치고 단체로 음악을 따라 부르는 일을 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