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 폭 전분기 5분의 1로 뚝…억제 여파
이자수익·수익성 지표 악화에 성장 동력 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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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로 3분기 원화대출금 증가 폭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자 수익이 줄고 수익성 지표도 하락하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토스·케이, 이하 인뱅 3사)의 올해 3분기 원화대출금 잔액은 73조7799억원으로, 73조84억원을 기록한 전분기 대비 7714억원 증가에 그쳤다. 인뱅 3사는 지난 2021년부터 분기마다 평균 3조원대씩 원화대출금 규모가 증가했는데, 증가 폭이 수천억대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뱅 3사의 3분기 가계대출 증가 폭은 5851억원으로, 전분기(2조8770억원)의 20%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에만 가계대출 잔액이 2조원 넘게 늘었지만 3분기에는 785억원 증가에 그쳤고, 토스뱅크는 아예 44억원 감소했다.
인터넷은행들의 원화대출금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로 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지난 1월부터 대환대출(갈아타기 대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그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안정성이 높은 대출 자산을 크게 늘렸는데, 은행권보다 낮은 이자로 인해 인뱅 3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8월 23조원대에서 올해 8월 34조원대로 1년새 11조원 급증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인뱅에 대해 금융당국도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인터넷 은행들이) 자산 성장을 위해서 대환을 통해 다른 은행 고객을 뺏어오고 있다"며 "주담대에 편중된 영업 행태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이자 수익에 골몰하는 대출 태도를 고쳐야 한다는 해석이다.
인뱅 3사의 이자 수익은 올해 1분기 1조1814억원에서 2분기에 1조2218억원으로 403억원 늘었지만, 3분기에는 338억원이 줄어 1조1880억원에 그쳤다. 인뱅 3사에서 분기 이자 수익이 전분기보다 감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화대출금 증가 폭이 감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순이자마진(NIM)도 올해 1분기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인뱅 3사의 순이자마진 평균은 1분기 2.35%에서 2분기 2.30%로 하락했는데, 3분기에도 2.24%로 0.06%포인트 떨어졌다. 기준금리 하락과 금리가 낮은 담보대출 비중의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순이자마진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이) 자산건전성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시키는가가 이익 성장에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억제 정책으로 대출 성장세가 당분간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올해 연초 가계대출이 인터넷은행으로 쏠리는 움직임을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의식적으로 줄여온 면이 있다"며 "관리 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4분기에도 원화대출금 증가 폭은 사실상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