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업 모델 확보로 시장 선점 전략
삼성 점유율 줄어… 1위 역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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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3단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는다. 첫 번째 모델을 중국 내수용으로 선보인 지 3개월 만이다. 두 번 접는 스마트폰 시대를 연 원조 업체로서 '트리플 폴더블폰' 대중화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2019년 폴더블폰 상용화의 신호탄을 쏜 삼성전자보다 한발 먼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폴더블폰 시장에서 더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을 맞을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오는 12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공개 행사를 열고 신제품 '메이트 X6'를 출시한다. 지난 9월 선보인 세계 최초 3단 폴더블폰 '메이트XT'의 차기 제품이다. 앞서 화웨이는 행사 초대장에 "플래그십 폴더블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번 접는 폰'이 주류시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화웨이가 새로운 폼팩터인 '두 번 접는 폰' 대중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화웨이는 3단 폴더블폰 대표 업체로 입지를 굳히게 될 전망이다. 화웨이가 지난 9월 중국 시장에 먼저 내놓은 메이트XT는 사전 예약에만 650만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관심은 폴더블폰의 원조인 삼성전자 대응이다. 화웨이가 메이트XT를 선보였을 당시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3단 폴더블폰 시장 진출 가능성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21년 7월 미국 특허청에 3단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3단 폴더블폰 출시 계획은 확인할 수 없다"며 "3단 폴더블폰 대중화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업계에선 화웨이의 3단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가 삼성전자의 아성인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로 자리매김하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본다. 중국 업체들이 삼성의 기존 노하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여러 산업군에서 새로운 시장을 먼저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모델을 저가형으로 벤치마킹해 '박리다매'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며 "잘 팔릴까 하는 부정적 전망도 있지만, 화웨이의 새로운 폼팩터가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폴더블 시장 패권 다툼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2019년 9월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래 2022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폴더블 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6.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7.5%의 점유율을 올린 화웨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으로도 올해 1분기부터 삼성전자(23%)가 화웨이(35%)에 뒤처진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업체들의 굴기는 자국 내수 시장 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거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아너는 올 2분기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서유럽은 600달러(약 85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높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폴더블폰 시장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