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돌풍 막으려는 기존 강호들... 치열한 명경기와 풍성한 골잔치 기대
로얄로드를 노리는 신입생과 왕좌를 지키려는 강호들의 정면 대결이 펼쳐진다.
치열하게 달려온 '2024 eK 리그 챔피언십 시즌2'가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남은 일정은 개인전 4강, 3/4위전, 결승전. 그리고 플레이오프다.
특히나 이번 개인전은 로얄로드를 노리는 승격팀의 신예들과 기존 리그에서 강세를 보여온 강자들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플레이오프 순위 싸움도 계속 진행 중이기에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개인전 4강은 '박찬화(KT 롤스터) vs 장재근(강원 FC)', '박기홍(광동프릭스) vs 이원주(WH게이밍)'의 경기로 진행된다. 공교롭게도 시즌 1 결승 팀 선수와 승격팀 선수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금까지 쌓아 온 커리어를 생각하면 박찬화와 박기홍의 결승 대진을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입생 장재근과 이원주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서사나 실력 면에서나 이번 시즌 4강 라인업은 어떤 시즌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쟁쟁하다.
◆ 박찬화 '어차피 우승은 KT 롤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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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롤스터 박찬화. /이윤파 기자 |
'eK리그는 8개 팀이 치열하게 경쟁하다 KT롤스터가 우승하는 리그'
eK리그에서 KT 롤스터의 위상을 보여주는 말이다. '이번엔 어렵겠지' 생각하면서도 정신을 차려보면 항상 최상위에 자리 잡은건 KT 롤스터다. 이번 시즌도 '황제' 김정민이 개인전 진출에 실패하고 곽준혁도 16강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홀로 남은 박찬화는 아무 일 없다는듯 4강에 진출했다. 광동프릭스의 최호석과 강준호를 연달아 잡고 올라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기량도 완전히 올라왔고,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라는 평이다.
공밀집이 사라지며 박찬화처럼 원래 수비를 잘하던 선수들의 플레이가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박찬화는 리버풀 팀컬러로 4-2-3-1 전술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용하기 까다롭다고 평가받는 '아이콘 더 모먼트 페르난도 토레스'로 보여주는 맹활약은 박찬화가 리버풀 팀컬러에 완벽 적응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공교롭게도 4강전 상대가 팀 동료 곽준혁을 떨어트린 장재근이다. 형의 복수와 KT의 1위 달성, 두 번째 개인전 우승까지,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 장재근 '소년 가장의 미라클런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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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장재근.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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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근은 개인전 포인트 16등으로 아슬아슬하게 진출했고, 강원 FC의 순위도 최하위권이었다. 16강 상대도 KT 롤스터의 곽준혁이었기에 장재근에게 걸린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보란듯이 개인전 4강에 올라 미라클런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 FC의 현재 순위는 6위지만 장재근이 개인전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플레이오프에 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개인전에서 보여준 경기력도 인상깊다. 수비력으로 주목받았던 장재근이지만 공밀집 금지 이후 공격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8강전에선 2경기에서 5골을 넣는 공격력을 보여줬다.
장재근은 4강전 상대인 박찬화가 모든 면에서 본인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비장의 무기도 준비했다. 장재근은 레버쿠젠에서 네덜란드로 팀컬러를 변경하기로 했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굴리트와 반바스텐을 활용해 박찬화를 상대하겠다는 의지다.
◆ 박기홍 "광동의 첫 개인전 우승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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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 프릭스 박기홍.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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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프릭스는 eK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강팀이지만 개인전 우승은 없다. 박기홍은 이번 개인전 우승으로 광동프릭스의 새 역사를 씀과 동시에 팀의 1위를 만들려고 한다.
박기홍은 이번 시즌 가장 폼이 좋은 선수다. 현재까지 8승 1패 1무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시즌 승부차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기홍은 16강과 8강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거쳐 승리했다. 박기홍은 "신기하게도 승부차기 승률이 좋아 확실히 자신감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박기홍은 팀컬러가 아직 고민이다. 박기홍은 8강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컬러를 활용했지만, 몸에 딱 맞는 느낌은 아니었다. 인터뷰에서 팀컬러를 교체할지 말지 고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기홍이 어떤 팀컬러를 선택하는지도 4강전의 주요 관전 요소다.
◆ 이원주 '1승을 꿈꾸던 언더독, 이제는 우승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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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게이밍 이원주.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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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돌풍의 팀은 단연 WH게이밍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개인전 4강에 오른 이원주가 있다. 특히나 플레이오프 경쟁팀이었던 대전 하나 시티즌의 김경식과 이태경을 모두 잡고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기에 더 의미있는 4강 진출이다.
개막전에서 본인을 언더독이라 자칭한 이원주는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이원주는 "원래 1승이 목표였고, 얼마 전까지 일반인이었는데 4강까지 오른 게 실감이 잘 안 난다"라고 말했다.
이원주의 무기는 이태경을 잡고 얻어낸 첼시 팀컬러다. 8강에서 김경식을 상대로 접전 끝에 올라온 이원주는 "첼시 팀컬러 변경이 승리 비중에 99%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첼시 구성이 4-1-2-3 포메이션에 가장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내 전술을 구현하는데 첼시만한 팀이 없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잘생긴 얼굴보다 실력으로 주목 받고 싶다고 한 이원주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공밀집은 이제 안녕, 골잔치 기대되는 4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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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K 리그 챔피언십 시즌2' 개인전 4강 대진. /FC 온라인 Esport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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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이 시작되며 '공쪽으로 밀집(이하 공밀집)' 전술 사용이 금지됐다.
공밀집은 수비 상황에서 선수 간격을 좁게 유지한 형태로 포지셔닝하고, 촘촘한 간격을 유지한 상태에서 공을 소유한 상대에게 이동하는 전술이다. 문제는 이 전술의 성능이 너무 뛰어나 뚫는 입장에서 상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웠고, 자연스럽게 경기 템포가 느려졌다.
공밀집을 금지한 결정은 많은 팬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선수들도 수비보다는 공격에 더 힘을 쏟기 시작했고, 그 만큼 템포도 더 빨라지고 변수도 많아졌다. 공밀집이 사라진 메타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과감한 공격을 시도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8강전에선 11경기에서 무려 36골이 나왔다.
장재근은 "공밀집이 사라지며 수비가 열릴 수밖에 없다. 수비보단 공격력을 올려서 두 골 먹히면 세 골 넣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라고 밝혔다.
박찬화도 "공밀집이 사라진 메타에서 제 플레이스타일을 극대화해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타에 잘 적응한 선수들이 살아남은 만큼 이어질 4강에서도 풍성한 골잔치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가올 개인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2024 eK 리그 챔피언십 시즌2' 개인전 4강전과 3/4위전, 결승전은 오는 22일과 23일 걸쳐 잠실 비타500 콜로세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