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1년 만에 적자 전환…“5월부터 흑자 흐름 지속”

4월 경상수지 2억9000만 달러 적자
상품수지 흑자에도 본원소득수지 적자 전환
외국인 대규모 배당 등 일시적 영향

송재창 금융통계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4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한국은행

올해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된데다 외국인 배당 등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적자 전환한데 따른 결과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번 경상수지 적자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5월부터는 흑자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은행이 발 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2억 9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오다가 1년 만인 지난 4월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1~4월 누적 경상수지는 16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73억3000만 달러) 대비 개선됐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본원소득수지 적자에 더해 수입 증가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규모 축소의 영향이 겹치면서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적자를 보였다"며 "적자 규모는 균형에 가까운 수준이며, 지난해 4월에 비해서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에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전월 대비 크게 확대되고, 4월에 발생했던 결산 배당 지급의 영향도 사라지면서 경상수지가 상당 폭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부터는 기존의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인 279억 달러 흑자도 무난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항목별로는 4월 상품수지가 51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 연속 흑자다. 다만 흑자 규모는 3월(80억9000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 오른 58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IT품목을 중심으로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4월 대비 반도체(54.5%), 석유제품(18.7%), 전보통신기기(16.7%), 승용차(11.4%) 등의 수출이 늘었지만 철강제품(-4.9%)은 줄었다. 지역별로 동남아(26.1%), 미국(24.3%), 일본(18.4%), 중국(9.9%) 등이 모두 올랐고 EU(-7.1%)는 줄었다.

수입(530억6000만 달러)은 9% 증가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가 모두 증가하면서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석유제품(23.3%), 가스(21.9%), 원유(17.8%) 등 원자재 수입이 5.5% 증가했으며 반도체(20.2%), 정보통신기기(11.8%) 등 자본재 수입은 3.7% 늘었다. 가전제품(26.3%) 등 소비재는 8.4%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8억2000만 달러)의 경우 내국인 출국자수와 외국인 입국자수가 모두 감소했으나 동남아,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수입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축소됐다. 가공서비스(-5억9000만 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3억1000만 달러) 등도 적자를 냈다.

본원소득수지는 33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이 외국인에게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하는 계절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배당소득수지(-35억8000만 달러)는 지난 2021년 4월 4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냈다.

송 부장은 "4월에 집중된 대규모 외국인 배당 지급에 따른 계절적 요인으로 적자 전환했다"면서도 "해외 직접 투자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글로벌 IT 경기 개선세로 인한 배당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6억 달러가 줄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39억3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23억6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35억1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56억2000만 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