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무이자 전환·계약금 완화
발코니 확장 등 수요자 잡기 나서
"입지 등 따져 계약 결정해야"
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771가구)는 분양 계약자의 중도금 금융 조건을 이자 후불제에서 무이자로 완화했다. 계약금도 분양가 10%에서 1차 계약금을 1000만원까지 낮췄다. 2차 계약금은 1차 계약금을 납부한 뒤 10일 이내에 1000만원을 뺀 분양가 10%를 내면 된다. 발코니 확장, 유상옵션 가구 등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의 경우 전용면적 84㎡형 분양가가 12억~13억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비싼 편이다. 또 내년 3월 입주하는 후분양 단지로 자금 부담도 만만찮다. 중도금 1차 납부 이후 입주시 잔금을 바로 내야 할 정도로 일정이 빠듯하다.
구로구 개봉동 '호반 써밋 개봉'(317가구)도 선착순 공급을 진행하면서 초기 계약금을 분양가 10%에서 1000만원으로 내렸다. 이 단지는 청약 1순위에서 평균 25.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무순위 청약에서도 평균 경쟁률 5대 1을 기록하는 등 청약자가 제법 몰렸다.
하지만 정작 계약에 나서는 수요는 많지 않았다. 이에 계약금 납입 횟수를 쪼개 수요자들의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 분양가는 9억원 중반대로 시세 대비 수억원 비싸게 책정됐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162가구)도 기존에 유상 옵션이었던 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수요자 잡기에 나섰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청약한 이래 1년 3개월 여가 지나도록 물량을 모두 털지 못했다.
은평구 신사동에 들어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인 '은평 자이더스타'(262가구)는 분양가의 10%선이던 계약금을 2000만원으로 내렸다. 이자 후불제이던 중도금 조건도 무이자로 바꿨다. 대출 이자 부담에 계약을 망설이는 실수요자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유상 옵션 가전 등도 모두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6월 청약 이후 1년 5개월 남짓 동안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이 곳 역시 전용 49㎡형 분양가가 5층 이상 기준 8억원을 넘기면서 고분양가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분양시장이 양극화하면서 중도금 무이자 등 수요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건 단지가 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같은 우대 조건보다는 단지의 입지나 분양 이후 가격 상승 여력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