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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후계자들] 빙그레 지분 없는 김동환, 비상장 ‘제때’로 승계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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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3. 09. 08. 06:00

김동환 본부장, 김호연 회장 장남
빙그레 지분 1.99% 제때 최대주주
제때 주식, 34만→807만주로 늘어
승계 실탄 확보 기업공개 수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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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의 유력 후계자는 김호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 경영기획 및 마케팅본부장이다. 올해 상무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차남인 김동만씨가 해태아이스크림 전무로 입사한 만큼, 김 본부장이 승계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빙그레의 종속기업으로 빙과류 등을 판매하는 있는 회사다.

7일 빙그레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회사의 최대주주는 김호연 회장(36.75%)이다.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는 김구재단(2.03%), 제때(1.99%), 현담문고(0.12%) 등을 모두 더하면 40.89%로 늘어난다. 현재 오너 3세로 분류되는 김 본부장과 김 전무뿐만 아니라 김 회장의 장녀인 김정화씨는 빙그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김 본부장이 오너 가족회사로 분류되는 물류업체인 제때의 최대주주(33.34%)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석이 달라진다. 업계가 김 본부장이 제때를 활용해 경영권 승계를 다질 것으로 보고 있는 이유다.

제때는 1998년 빙그레에서 분사한 물류업체다. 분사 당시부터 빙그레와 물류대행 거래를 이어오며 성장하고 있다. 실제 제때는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등 특수관계자들과 물류대행업무 계약을 통해 발생되는 매출 비중이 25.7%(2020년), 29.3%(2021년), 32.4%(2022년) 등의 순으로 증가세다.
김 본부장이 제때를 지렛대 삼아 빙그레를 승계 받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또 있다. 제때가 2021년 액면분할에 이어 배당액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배당의 경우 현금배당뿐만 아니라 주식배당도 실시한다. 제때 총 주식수는 34만 7785주(2018년)에서 807만 2167주(2022년)로 23배 이상 늘어났다.

업계에선 이 같은 총 주식수 확대를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비상장사의 주식 액면분할은 1주당 액면가를 낮추게 된다. 이는 주식의 분산요건(일반주주 소유비율 25% 이상 등)을 충족시키면서 공모주의 흥행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IPO를 앞두고 현대엔지니어링 등도 이 같은 이유로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그러다보니 제때의 IPO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업계는 제때가 IPO에 나설 경우 김 본부장은 빙그레 승계 재원 중 상당분을 마련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빙그레 관계자는 "제때의 IPO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빙그레의 설명에도 IPO 가능성은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김 본부장이 제때를 IPO 하지 않으면, 빙그레 승계 재원을 얻을 방법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때가 빙그레에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승계 시나리오 중 하나로 보고 있는데, 비상장법인(제때)의 가치산정이 까다로울 수 있어 최우선 순위에선 거론되고 있지 않다. 제때가 직접 빙그레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이 낮다. 김 회장의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선 시가로 매수해도 2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제때의 총 자산(924억원)을 모두 동원해도 어렵다.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가능하다.

한편 김 본부장은 여러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재 그는 회사의 경영기획 및 마케팅전략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최강훈 경영기획담당이 김 본부장을 보좌하고 있고, 마케팅전략에선 요플레를 담당했던 팀장이 마케팅담당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한다.

회사는 수익성 기반의 경영을 바탕으로 기능성 제품 등의 수요층을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김 본부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빙그레가 식품분야에서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세운데다 해외에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고 있어, 김 본부장 역시 '글로벌'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품목 대형화 및 집중화, 직거래 영업 활성화에 나선다. 지난해 상반기 빙그레의 판매경로는 △대리점→소매점 △직영 영업소→소매점 △특판(직판)→군납·코레일유통 등 △온라인벤더→온라인 플랫폼 등 총 네 가지였는데, 최근엔 신유통벤더→편의점·SSM 등 신유통 점포를 새로 추가하면서 총 다섯 가지로 늘어났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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