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다 보니 베이징에 봉쇄 한번 당하지 않은 주거 단지나 빌딩이 없다고 해도 좋다. 재수라도 나쁠 경우는 3∼4차례나 횡액에 직면하는 케이스도 있다. 이에 대해 관광 사업을 하는 순이(順義)구 주민 리밍쉐(李明學) 씨는 "올해 들어 집과 사무실 등이 몇번이나 봉쇄를 당했는지 기억을 다 못하겠다. 격리된 날은 아예 헤아리지조차 못한다. 해도 너무 한다"면서 당국의 통제가 너무 심하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문제는 갈수록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간다는 사실에 있다. 급기야 26일에는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일대에서 사달이 났다. 봉쇄에 지친 주민들이 해제를 요구하면서 집단 시위를 벌인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일부 아파트 등의 봉쇄가 해제됐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이로 보면 앞으로도 유사한 케이스가 많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듯하다. 전국적 현상이 될 가능성 역시 높다고 단언해도 좋다.
현재 중국 방역 당국은 '위드 코로나'라는 말조차 나오지 못하도록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밀 방역을 슬로건으로 내건 채 과거처럼 주거 단지를 통째로 봉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사상 최다를 계속 경신하면서 앞으로 봉쇄와 격리는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지친 중국인들이 언제까지 강력한 통제를 견딜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