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이날 오후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의 사인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다계통 위축증 등 장기간 투병으로 전신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여러 질병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 측에 따르면 다계통 위축증은 여러 신경계를 침범하는 질환을 통칭하는 용어다. 소뇌 기능 저하와 관련한 증상이 많아 ‘소뇌 위축증’이라고도 불린다. 소뇌 기능이 악화하면서 평형 감각이 떨어져 보행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구음 장애도 수반한다.
김 원장은 “고인께서는 다계통 위축증으로 투병하시며 반복적인 폐렴과 봉와직염 등으로 수차례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며,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치료를 지속해서 받아왔다”며 “최근에는 와상(누워 있음) 상태로 서울대병원 재택의료팀의 돌봄 하에 자택에서 지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전날부터 저산소증·저혈압 등의 증상을 보여 이날 낮 12시45분께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내원 당시 통증에 반응하는 정도의 상황이었고, 이후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지만 오후 1시46분 운명했다. 심폐소생술(CPR) 시행 여부, 의식소실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병원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임종 시 가족 중 1명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안다”면서도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족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