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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물류창고 화재…“내연성 자재 사용해야”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물류창고 화재…“내연성 자재 사용해야”

기사승인 2021. 06. 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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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등 올해만 4건 발생
대형화재 원인 지적되지만 개선 어려워
전문가들 "화재 안전관리 인력 상시 운용해야"
뼈대 드러낸 쿠팡 덕평물류센터<YONHAP NO-2996>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20일 오전 폭격을 맞은 듯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연합
최근 경기도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건물이 전소되는 등 물류센터 대형화재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물류센터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제기돼오면서 안전관리 규정은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덕평물류센터는 나흘간 계속된 화재로 건물이 완전히 타 버려서 내부는 새까만 잿더미로 가득하고, 외부는 건물 뼈대가 앙상하게 드러난 상태다.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께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달하는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불은 물품창고 내 진열대 선반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물류센터 화재는 이번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포함해 알려진 사건만 4건에 이른다. 지난달 19일에는 경기 시흥에 위치한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1명이 부상을 입고 건물 2동이 전소했다.

지난 3~4월에도 경기 포천과 양주에 있는 물류창고에서 잇달아 불이 났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노동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22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군포 물류센터 화재사건이 불과 8일 간격으로 발생했다.

건물 구조 특성상 화재에 취약한 물류센터에 대한 화재 예방책 강화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요구돼 왔다. 건물 내 종이 박스와 비닐 등 인화성 물질이 많고 건축자재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불이 났다 하면 대형화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양쪽의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을 넣어 만든 건축 재료로 가격이 저렴해 물류창고를 지을 때 흔히 사용돼왔다. 스티로폼과 우레탄폼은 가연성 물질이다. 물류창고 등 특수한 용도의 건물에는 내연성이 강한 자재가 사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대한 규정도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경우 불이 시작된 지하 2층은 층고가 10m에 달하고, 선반에 층층이 물건이 쌓여 있지만 천장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불길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 교수는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동작했다고 해도 물이 선반 아래까지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불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사 시 대응 인력이 항시 운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는 “(보통의 물류센터에서) 야간에는 화재 안전관리 인력이 없거나 적은 경우가 있다”며 “낮이든 밤이든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을 만큼의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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