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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 확대하는 은행권…“빅테크 협업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적과의 동침’ 확대하는 은행권…“빅테크 협업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기사승인 2021. 06.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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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플랫폼서 제휴 통장 제공
소상공인 전용 대출상품 출시 등
생존 위해 전략적 공생관계 구축
신규고객 유입·노하우 벤치마킹
협업 과열·플랫폼 '종속'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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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빅테크 기업들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면서도 ‘적과의 동침’을 더욱 확대하는 모습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 확장 채널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플랫폼 사업을 선점하고 있어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마디로 빅테크의 금융 영역 진출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으면서도 생존을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공생관계를 구축해 챙길 것은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빅테크 플랫폼에서 ‘제휴통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이미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과 손을 잡은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열된 협업 분위기가 ‘빅테크 기업 종속’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 내부에서는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 확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가장 유력한 대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거론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의 플랫폼을 활용한 ‘제휴통장 서비스’를 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네이버페이와의 연계 프로세스를 구축할 사업자 선정에 나서기도 했다.

당초 하나은행이 협약을 맺은 빅테크 기업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했다. 카카오페이는 간편송금과 지급결제, 대출 한도와 금리 비교 등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맺은 협약에 따라 간편결제 전용 제휴통장을 제공해왔다. 만약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협업이 공식화되면 하나은행과 제휴한 빅테크 기업은 2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은행권의 빅테크 협업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5대 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2월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르면 이달 중으로 네이버스토어 소상공인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네이버와 금융·플랫폼 연계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지난해 토스, 카카오페이와도 손을 잡은 상태다.

그 다음으론 신한은행이 카카오페이·토스 등 2곳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부동산’ 안에서 신한은행 전세대출 상품 추천 배너를 게시한다고 밝혔지만, 특별히 네이버와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위한 제휴를 맺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과 빅테크 협업의 기대 효과로 ‘신규 고객 유입’을 꼽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의 플랫폼 가입자 수가 각각 5400만여명, 3600여명, 1900만여명에 달하는 만큼, 연계 상품 등의 노출이 고객 기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플랫폼 사업을 선점한 해당 기업들을 벤치마킹함으로써 열위에 있는 시장 위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거론된다.

하지만 여전히 빅테크 업계와의 협업에 신중을 기하는 은행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이다. 이들은 결국 자체 데이터와 기술력에 기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향후 벌어질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다만 기술적인 제휴 자체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입장은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이 정답인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빅테크가 새로운 경쟁 상대로 떠오른 만큼 종속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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