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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형선사 편중지원 심각…중소선사보다 141배 더 퍼줬다

정부, 대형선사 편중지원 심각…중소선사보다 141배 더 퍼줬다

기사승인 2021. 06.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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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선사 지원금액, 1개사당 293억원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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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컨테이너선./제공=HMM
물류 초과수요와 고운임 등으로 인한 물류대란이 이어진 가운데 정부가 대형 해운사인 HMM을 편중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규모가 작은 중소선사들이 지원 사각지대에 있어 국내 해운업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말까지 HMM에 지원된 금액은 4조1280억원에 달한다. 해양진흥공사가 82개 선사에 지원한 6조5040억원의 63%에 달하는 금액이다.

세부 지원내용을 보면 △HMM 회사채 매입 2조2038억원 △선박투자 및 보증 1조2510억원 △컨테이너박스 리스 3729억원 △친환경선박 797억원 △항만터미널 투자 700억원 등이다.

반면 나머지 81개 중소선사에 대한 지원금액은 2조3760억원에 불과했다. 기업 1곳당 평균 지원 금액으로 따져보면 293억원 수준이다. HMM 지원액이 중소선사 평균 지원금액의 141배에 달하는 셈이다.

올 들어서도 HMM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HMM에 컨테이너선 10척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선박의 예상 발주금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와 관련 중소선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출화주 지원을 위해 선박을 적극적으로 항로에 투입하는 등 대형 해운사와 비슷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여전히 선박 및 컨테이너 장비와 관련된 지원은 HMM에 몰려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고려해운, 천경해운, 남성해운 등은 1500∼1600TEU급(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3척을 태국과 베트남 항로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SM상선도 6500TEU급 선박 2척을 4개의 아시아~미주항로에 투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중소선사의 선박과 컨테이너 장비 등 부분에서 충분한 지원이 이뤄졌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실제 SM상선의 경우 출범 이후 별다른 지원 없이 홀로 서기를 하며 괄목할 만한 실적을 냈다. 2016년 파산한 한진해운을 인수해 해외로 유출될 뻔한 선박들을 가져와 2017년 첫 미주노선을 개설했고, 3년 간 보유 선박을 팔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노력에 힘입어 현재까지 4개의 아시아~미주 항로를 자력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의 경영 정상화 노력이 효과를 본 것도 사실이지만 주효한 실적 개선 요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컨테이너 운임 상승”이라며 “하나의 기업에만 시선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컨테이너선 운임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을 때 대한민국 해운재건산업을 이끌 국적 선사들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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