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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보당국, 벨라루스 대통령 암살 및 쿠데타 모의 세력 체포

러 정보당국, 벨라루스 대통령 암살 및 쿠데타 모의 세력 체포

기사승인 2021. 04. 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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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적의 벨라루스인 포함 최소 2명 체포
FSB·KGB, 6개월 전부터 정황 포착 수사착수
FSB 쿠데타 모의 회담 영상 언론에 공개
루카센코 대통령, 미국 CIA, FBI 배후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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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로루스 대통령 <사진:AP통신>
26년간 장기 집권하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및 쿠데타를 모의한 벨라루스인 2명이 체포됐다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가보안당국이 밝혔다. 대통령 암살 모의 및 쿠데타 모의 등의 혐의로 수사가 진행된 것은 벨라루스 헌정 사상 처음이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RBC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공보실은 “FSB와 벨라루스 국가안보위원회(KGB)는 지난 6개월 동안 특수 공조작전을 통해 루카센코 대통령 암살 및 군 쿠데타 모의한 유리 쟌코비치와 알렉산드르 페두타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쟌코비치는 미국·벨라루스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고 페두타의 국적은 벨라루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FSB는 미국 변호사인 쟌코비치와 정치학자 페두타는 벨라루스 및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를 동원해 일명 ‘색깔 혁명’ 시나리오에 따른 군사 쿠데타와 루카센코 대통령 암살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FSB는 지난 14일 쿠데타 모의자들이 야권성향의 군 인사들과 모스크바 시의 한 레스토랑에서 회담을 갖는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벨라루스 KGB와 공조해 이들을 체포한 후 벨라루스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해당 회담에서 이들은 루카센코 대통령 아들을 포함한 지도부를 모두 제거할 계획을 세웠으며 쿠데타 감행 날짜를 6월 초 혹은 7월로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FSB는 쟌코비치와 페두타의 쿠데타 모의 회담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쟌코비치와 페두타는 쿠데타 계획 등을 상세하게 협의하고 루카센코 대통령을 포함, 대통령 일가를 암살한 후 그의 재산에 대한 사후처리 내용 등을 논의했다.

FSB는 “FSB와 KGB는 지난 6개월동안 이들의 행동을 포착·감시해왔으며 이들의 모든 불법 활동을 문서화했다. 특히 쟌코비치는 쿠데타 모의 과정에서 군대 및 집행기관의 인사들을 뇌물로 매수하려는 시도를 포착했으며, 군인들에게 뇌물을 건넨 두건의 사례 또한 포착했다”고 밝혔다.

콘스탄틴 바이첵 벨라루스 KGB 수사 국장은 국영방송 기자회견에서 쟌코비치는 미국 정보국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군 쿠데타 시 미국 특수부대의 지원을 받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첵 국장은 쿠데타 모의자들은 벨라루스 고위 관료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벨라루스 내무부 및 KGB 서버를 해킹하는 등 치밀하게 쿠데타를 모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루카센코 대통령은 군복을 입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외국 정보 기관의 지원을 받았을 것이며, 아마도 CIA나 FBI일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파견된 ‘요원’은 모스크바에서 체포되었으며, 한나라의 대통령 해임과 관련된 작전에 동의 할 수 있는 곳은 최고의 정치 지도부 밖에 없다”고 미국 배후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 배후설은 “절대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일명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벨라루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루카셴코는 대통령은 자국 군부와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해 9월 23일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몇 개월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루카센코 대통령은 그 동안 대선 부정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라는 야권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의회나 총리에게 나눠주는 개헌을 실시한 뒤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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