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겨우 15000원 늘었는데…우리는 왜 못 받냐” 4차 재난지원금 두고 자영업자 희비

매출 감소한 사업장만 선별 지급
"배달로 매출 늘었는데 못 받는다"
"사업장 수따라 추가 지원 가능해 낫다"

제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신청이 시작된 29일 오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 관련 배너가 설치돼 있다./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11월에 가게를 오픈했다. 2019년과 2020년을 비교했을 때 매출이 고작 1만5000원 늘었는데 재난지원금을 못 받는다고 하더라.”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받는 게 어딘가 싶다. 사업장 수에 따라 더 지원받을 수 있게 돼서 지난번보다 낫다.”

4차 재난지원금인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신청 첫날인 29일,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희비가 엇갈렸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소상공인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렸다. 반면 일부 소상공인들은 3차 재난지원금과 비교해 늘어난 금액에 화색을 띠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버팀목자금 플러스 신청이 시작됐다. 1차 신속지급 대상자 250만 명에게는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이 중에는 집합금지 대상 13만3000명, 영업 제한 57만2000명, 일반업종 중 경영 위기 업종 13만4000명, 매출 감소 유형 166만1000명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번 재난지원금은 지금까지 지원 방식과 달리 영업 제한 조치를 이행한 사업체라도 매출이 증가한 경우 지원받지 못한다. 일반 업종으로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을 지원받았어도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다면 마찬가지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두고 일부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 강서구에서 호프집을 운영 중인 권모씨(48)는 “밤 10시 영업 제한 조치 때문에 심야 배달을 늘렸다. 배달비를 감당하느라 실질적으로 영업 사정이 나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매출이 오르긴 했다”며 “그런데 지난해보다 매출이 올랐다고 지원금을 못 받는다고 하더라.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반영하지 못하는 지원 방식이 이해 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상권에서 코인 노래방을 하다 지난 1월 장사를 접은 이모씨(37)도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집합 금지 조처가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크게 타격을 줬다. 나처럼 폐업해버린 사람들은 어떻게 지원받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영업 제한에 따른 손실에 대해서도 보상해줘야 하는데 일회성으로 끝나는 재난지원금은 큰 효과가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 점주는 ‘사업장 수에 따른 할증 방식’이 도입돼 지난번 지원 방식보다 개선됐다는 의견도 내놨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안모씨(40)는 “4개 사업장을 가진 경우 두 배까지 더 지원받을 수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임대료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날도 풀린 만큼 경기도 같이 풀리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1차 신속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12월 신규 개업했거나 경영 위기 업종 중 매출액 10억 원 초과 사업장, 계절적 요인 등의 반영이 필요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신속지급은 다음달 19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