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음주 운전자에게 4명의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절규

음주 운전자에게 4명의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절규

기사승인 2021. 03. 21. 14:1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저는 더는 살고 있지 않습니다. 단지 존재할 뿐입니다.'
술과 마약에 관대한 사회도 비판
화면 캡처 2021-03-21 112557
안젤리나, 시에나, 안토니, 베로니크는 2020년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길에 음주 운전자가 모는 차에 치여 사망했다./사진출처=SNS 갈무리
음주 운전자에 의해 네 명의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호주인을 울리고 있다.

호주 abc뉴스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새뮤얼 데이비드슨은 술과 마약에 취해 음주운전을 하다가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던 5명의 아이를 치었다.

사촌 관계였던 아이들 중 4명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한 명은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었다.

데이비드슨은 사고 당시 코카인 투약뿐만 아니라 혈중 알코올 농도가 법정 한계치보다 3배나 높게 측정됐다.

앞서 열린 재판에서 사망한 아이들의 부모들은 배심원들에게 어떤 판결도 그들의 손실을 보상하기에 충분한 형량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피해자인 베로니크 샤크(11)의 아버지 밥사크르는 “가장 극단적인 형벌”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파라마타 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데이비드슨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사망사고 이후 겪은 고통에 대해 진술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사고를 당한 아이 중 세 명의 어머니인 레일라 압달라는 데이비드슨이 낸 사고가 가족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렸으며 자신은 이제 사고 전과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내 아이들 앤서니, 안젤리나, 시에나가 나보다 먼저 죽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라면서 “당신은 우리 모두를 죽였다. 더 이상 사는 것 같지 않다. 단지 존재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호주 사회가 음주운전을 용인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마약과 술이 멋지다고 가르치는 사회”라고 비난했다.

압달라는 “이러한 문화 때문에 아이들의 절반을 묻었다”면서 “피고가 어떤 형을 받든, 우리가 당한 손실을 보상하기에는 절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두 부모 모두 데이비드슨을 용서했지만, 정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밥사크르는 재판관에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장 극단적인 형벌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버지가 딸을 교회로 데리고 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결혼식뿐이지만 “난 그 대신 아이들을 장례식에 데리고 내려갔다”고 말했다.

베로니크의 어머니 브리짓 사크르도 피고에게 “당신은 자유를 잃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살과 피를 잃었다”고 말했다. 베로니크의 동생 역시 베로니크가 죽은 후 밤잠을 설치고 학교에서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14살인 그녀는 “언니인 베로니크는 나의 동료였다. 우리는 우리 나이 또래가 겪는 위험에 함께 싸웠다. 하지만 이제 인생의 도전과 홀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슨은 다음 달 형을 받을 예정이며 최대 25년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