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스위스 “백신 무료접종, 의무아냐”, 23일부터 접종 개시

스위스 “백신 무료접종, 의무아냐”, 23일부터 접종 개시

기사승인 2020. 12. 23. 19:5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스위스정부, 1500만회개의 코로나19 백신 발빠르게 확보
모두에게 무료접종하되, 의무 아닌 개인의 선택과 결정에 맡겨
스위스 국민 "57% 접종 원치 않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스위스 당국의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 이후 각 주 정부들이 빠르게 백신 접종 일정 검토에 나섰다. 일부 주는 이르면 23일(현지시간)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주들은 내년 1월 4일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의료시설, 체육관 및 군부대 등을 이용해 백신접종센터와 이동팀이 꾸려지며, 접종은 무료로 진행된다.

HEALTH-CORONAVIRUS/SWISS <YONHAP NO-4168> (REUTERS)
취리히 주(州)정부 보건부 책임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취리히 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AP연합
지난 19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스위스의 의약품 규제당국인 스위스메딕으로부터 백신 사용 승인을 받았다. 백신 사용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지 두 달만이다.

스위스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로부터 약 300만 회분의 백신을 주문했으며 먼저 10만 회분이 며칠 내로 공급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는 한 달에 25만 회분이 제공된다. 화이자 외에 모더나(450만 회분), 아스트라제네카(530만 회분)와도 계약을 체결했고 얀센 백신 또한 스위스메딕의 승인평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스위스는 현재 총 3개 백신 제조업체로부터 1580만 개의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


◇ 각 주정부가 의료진 배치와 접종 계획 결정, “무료로 접종하되, 의무 아냐”

백신접종을 위한 의료종사자 배치 및 접종서비스 제공 방법, 장소 등 세부 사항은 각 주정부의 결정을 따르게 된다. 루체른 주는 23일부터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어서 바젤, 프리부르, 발레주가 28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취리히를 포함한 스위스 중부 지역과 뇌샤텔주, 보주, 스위스 남부지역인 티치노주도 다른 변동사항이 없는 한 예정대로 내년 1월 4일부터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아직까지 보관 방법과 배송 일자가 불확실한 유라 주 역시 1월 4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베른 지역과 보주는 1월 11일에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스위스 연방정부의 알랭 베르세 내무부 장관은 “백신은 무료로 접종될 것이며 의무사항은 아니다”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강조했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개인이 스스로 접종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먼저 첫 접종대상은 고위험군에 속한 고령자, 기저질환자, 의료종사자를 포함한 약 200만 명의 사람들이다. 이후 내년 1월부터 접종대상 범위를 확대 적용한다. 스위스인포의 보도에 따르면, 만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최소 21일 간격을 두고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으며 연방정부의 공식 예방접종 권장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 스위스 국민 57%, “백신 접종 원하지 않아”, 불신과 희망의 모순

스위스 정부의 빠른 백신 확보와 안전성 검사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국민들에게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4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스위스의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 지역 내 14~74세 사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스위스 마켓에이전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여자의 35%가 ‘가능한 빨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과반이 넘는 57%의 응답자는 ‘접종 자체를 원하지 않거나 당장 접종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

백신접종에 대한 인식 차이도 드러났다.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의 대다수는 ‘백신이 예방효과가 있을 것(63%)’ 또는 ‘안전할 것(57%)’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스위스 보건당국이 백신 제공에 있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문 참여자 63%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믿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응답자의 53%는 ‘코로나19 백신 자체에 대한 사례가 워낙 적기 때문에 접종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보아 백신에 대한 희망과 불신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스위스 보건당국의 결정을 믿고 따르면서도 백신 자체가 어떤 효과와 부작용을 초래하는지 더 신중하게 기다려보겠다는 스위스 국민들의 심경을 시사한다.

버지니 마세레이 스위스 공중보건국 전염병 책임자는 “충분한 면역력을 확보하려면 최대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며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앞으로 스위스 국민들이 얼마나 빨리 백신 접종을 받고 싶어 하느냐에 달려있는 문제”가 될 것임을 스위스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조했다.

이러한 국민들의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을 낮추기 위해 정치인들도 나섰다. 안드레 시모나치 연방정부 대변인은 존타크차이퉁과 인터뷰에서 스위스 최고 정치인들도 나서서 백신을 맞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방의회에서도 접종을 받고 있음을 알리고 스위스국민들이 접종기회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위스 국책항공사인 스위스 국제항공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의무 접종은 아니나, 항공사는 “향후 특정 국가에 입국하기 위해 백신접종 증명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스위스 신문보도를 통해 이유를 밝혔다. 따라서 상당수의 조종사와 국제노선 승무원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는 전체 인구 865만 명 중 22일 기준 약 41만 8000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6864명이 사망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