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들은 다주택을 처분해 집 하나만 가지라고 말해놓고 자기들은 굼뜨게 대처했다는 것에 몹시 속상했을 것”(이 후보), “부동산 정책 등 민생에 실질적으로 와닿는 실적을 못 보였다”(김 후보), “정책의 구멍을 빠져나간 사람이 부동산으로 초과이익을 얻는 모습이 반복돼 정책 신뢰도가 떨어졌다”(박 후보). 한목소리로 부동산을 거론한 게 이채롭다.
민주당은 ‘임대차 3법’ 등을 급하게 힘으로 처리했는데 국민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에 문제점을 또 보완한다고 한다. 법을 밀어붙인 김태년 원내대표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시간이 촉박해서 그랬다”고 사과하고 앞으로는 그렇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보도다. 노영민 비서실장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6명이 사표를 냈는데 이 역시 부동산이 문제였다.
176석의 민주당은 법이든 뭐든 맘만 먹으면 다 할 수 있다. 임대차 3법, 부동산 세법, 공수처법 등 여러 법도 단독으로 처리했다. 당시는 뚝심이었고, 승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 반대시위가 8일에도 서울과 과천에서 열렸다. 여기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정의연대 윤미향 문제의 어설픈 대응도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민주당이 총선에 도취해 민심을 못 읽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부동산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실언,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 여성의 호칭 등 거대 여당의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야당의 의견도 듣고 속도를 한 템포 늦추는 것도 민주당에 나쁘지 않다. 특히 거대 여당의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