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오픈] 주차장서 홀로 통곡하던 라우리, 1년 뒤 대반전 드라마

기사승인 2019. 07. 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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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Open Golf <YONHAP NO-0841> (AP)
셰인 라우리(오른쪽)가 22일(한국시간) 제148회 디 오픈에서 우승한 뒤 가족에게 다가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년 전 셰인 라우리(32·아일랜드)는 카누스티(지난해 디 오픈이 열린 스코틀랜드 지역) 골프장의 주차장에 홀로 앉아서 실망스러운 스코어 카드를 손에 쥔 채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낙담의 눈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2014년 공동 9위 이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라우리는 디 오픈에서 4년 연속 컷오프를 당했다. 2018년 대회는 단 1라운드 만에 탈락이 결정 났다. 그 해 지독한 슬럼프에 빠진 라우리는 앞선 모든 대회에서 ‘톱10’에 한 차례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6년간 1승밖에 못 거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카드마저 잃을 위기였다.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점점 의심만 늘어갔다.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매일 그를 짓누르던 때였다고 라우리는 회상한다.

라우리는 22일(한국시간) PGA투어닷컴을 통해 “골프는 내 친구가 아니었다”며 “그냥 골프를 치는 것 자체가 싫어졌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12개월 뒤 라우리는 디 오픈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차장에서 혼자 울지 않았다. 아일랜드 국기를 흔들며 “올레 올레(응원가)”를 외치는 갤러리들 앞에서 실망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훔쳤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던 아내와 딸아이를 발견한 그는 가족에게로 다가간 뒤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라우리는 불과 1년 만에 180도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현실이 아닌 것 같은 경험”이라면서 “골프가 얼마나 변덕스러운지를 보여준다. 정말 기묘한 스포츠이고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2015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깜짝 우승한 덕에 PGA 투어 3년간 출전권을 보장받았던 라우리는 2018년을 끝으로 풀타임 투어 카드를 잃었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못 나갈 만큼 부진했던 그에게 인생 역전은 68년 만에 북아일랜드로 돌아온 디 오픈 대회에서 기적처럼 완성됐다.

포트러시 골프장에서 약 280km 떨어진 아일랜드 멀린가에서 태어난 라우리는 축구 선수 출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운동신경이 좋았다. 처음 골프채를 잡은 건 에스커 힐스 골프클럽에서다. 이곳에서 골프를 배웠고 아마추어 경력도 함께 시작했다. 2009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아이리시 오픈에서 우승한 걸 계기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그는 2016년 US 오픈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커리어의 정점에 섰고 그 해 결혼에도 골인했다. 이듬해인 2017년 딸을 낳아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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