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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심화에 아시아 철강업계 ‘휘청’

미중 무역전쟁 심화에 아시아 철강업계 ‘휘청’

기사승인 2019. 05. 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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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저가 밀어내기 수출에 내수 악화까지 겹쳐
세계철강시장_0523
최근 세계 철강업계의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조강(粗鋼) 생산량은 9억2830만톤으로 전세계 생산량 18억860만톤의 51.3%에 달한다. 조강은 용광로에서 만들어져 가공되지 않은 쇳물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철강 생산량 규모를 비교할 때 기준이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저가(低價) 밀어내기 수출은 물론 미·중 무역전쟁 심화에 따른 중국 내수용 수요도 줄어들면서 아시아 철강업계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스테인리스스틸을 중심으로 아시아 철강업계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테인리스는 수급 동향과 대외적 변화를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철강제품 가격의 선도적인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 20일 홍콩에서 스테인리스 코일은 톤당 2000달러(약 238만86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1월보다 5% 오른 수준이지만 주요 철강업체들의 연간 가격(BM·Benchmark price)은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20% 급락했다.

세계 철강시장은 수년째 수요보다 생산이 많은 공급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다. 주요 원인은 중국. 공급과잉 상태임에도 생산을 늘려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이 해외로 퍼져 나가고, 이는 철강제품 가격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중국 철강업체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2016년 중국 2위 철강업체 바오산철강과 6위 우한철강을 합친 바오우철강그룹이 출범, 세계 2위의 철강업체로 부상했다. 최근엔 세계 4위 허베이철강그룹과 서우두철강의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몸집 불리기는 생산량 확대와 직결돼 공급과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 수요는 16억8100만톤으로 지난해보다 1.4%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초과공급분은 거의 소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세계, 특히 아시아 철강업계는 중국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건설 등 철강 수요가 많은 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데도 생산설비를 증설해 철강업계의 최대 변수가 된 상태인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수 경기마저 침체되면서 이중의 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다.

스테인리스가 대표적인데, 중국은 내수용 수요가 줄어 초과공급분의 동남아시아·한국·일본 등에의 저가 수출은 물론 중국 내 스테인리스 반입 차단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 3월 한국·일본·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되는 스테인리스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한 바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스테인리스가 넘쳐나기 때문에 수입산 수용 여지는 더욱 좁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본 철강업계는 중국의 수요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건설·자동차 업종에서는 그나마 스테인리스 수요가 꾸준하지만 중국 내수용 주문은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 수요에 활력이 부족해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산을 축으로 한 수입량 증가에 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수입량 및 재고 증가로 일본 스테인리스 가격은 지난해 11월 2년 10개월 만에 하락해 톤당 35만5000엔(약 384만8200원) 전후를 맴돌고 있다.

한국 철강업체들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국이 철강 수입 쿼터(할당)를 적용하고 있어 대미 수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 수출 의존도가 45%에 달하는 한국 철강업체들은 인도를 포함한 해외 신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지만 해당 국가들도 철강 생산을 늘리는 추세여서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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