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를 통해 게임머니 관련 검색어를 찾으면 이와 같이 불법환전 거래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게임머니 시세 등 친절하게 안내까지 하고 거래를 하고 있다. |
처음 가입할 때 지급받는 무료 게임머니로 게임을 즐기며 A씨는 한 푼, 한 푼 게임머니를 모으는 즐거움을 느꼈다. 그러던 중 몇 주간 공들여 모았던 무료 게임머니를 한 판에 모두 날리고 말았다. 그 때 A씨는 처음 게임머니 불법 환전상(머니상)을 이용하게 됐다.
“베팅 금액이 커지면 게임할 때의 긴장감과 재미도 커져요. 많이 잃기도 하지만 승리했을 때 ‘쏴악’ 소리와 함께 돈이 들어올 때 희열은 대단하죠.” 그렇게 A씨는 단골 머니상이 생길 정도로 포커게임을 즐기게 됐다.
인터넷 게임이 불법 도박으로 변모하기 시작하는 것은 바로 이때부터다.
스트레스 해소와 재미를 위해 건전하게 즐기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고액 베팅을 통해 게임머니를 잃고 난 후 머니상과 현금 거래를 시작하면 도박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도박 피해자들은 기본적으로 한게임 포커게임은 절대 돈을 딸 수 없는 구조라고 입을 모은다. 사기를 치기 위한 패란 뜻의 ‘탄패’가 실체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초반 몇 번 승리를 하게 카드 패를 돌리고, 그 이후 다시 지게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한게임 측은 결코 탄패나 조작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게임이 이뤄진다고 해도 중독의 위험성은 여전하다. 베팅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한 번에 많은 게임머니를 잃을 수 있다. 고스톱, 포커 등 도박의 특징상 게임머니를 잃은 사람은 다시 도박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악순환에 빠진다.
게임머니를 모두 잃은 이용자가 머니상을 통해 현금으로 게임머니를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도박 중독자가 되는 것이다. 회원 수 2090만 명, 동시접속자수 29만 명을 자랑하는 한게임의 포커게임이 이용자들을 매일 불법 도박의 위험에 빠뜨리는 셈이다.
무엇보다 ‘안방 카지노’라 불리는 웹보드 게임은 카지노와 같은 강한 중독성을 가진데다 일반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편안히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평범한 이용자들이 불법 도박 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
경마장은 일주일에 주말인 이틀만 열리고, 강원도 정선 카지노도 영업장 운영시간이 정해져있지만 한게임은 24시간 상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단 중독이 되면 그 폐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1999년 한게임 포커를 처음 접했다는 김모씨(44)가 그런 사례다. 무료로 주는 게임머니로 재미삼아 시작한 포커게임이었지만 이후 머니상을 통해 게임머니를 구매해 포커게임을 시작하고부터 도박 중독자가 됐다. 결국 게임을 하다가 직장과 수억원의 돈을 잃고 게임 중독 후유증으로 뇌혈관 종양까지 얻은 상태다.
김씨 외에도 인터넷사행게임방지네트워크 카페와 국민 신문고 등에는 웹보드 게임 등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잃거나 자살을 한 피해자들의 사연이 수없이 올라와 있다.
김지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예방치유과 전문위원은 “도박은 기본적으로 접근성과 익명성이 높을수록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인터넷 도박의 경우 컴퓨터만 있으면 익명으로 24시간 접근이 가능해 도박 중독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타 사행산업은 베팅 금액 등에 상한제한이 있지만 한게임 등 인터넷 게임에서 도박이 벌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불법이기 때문에 금액 제한이 없다”며 “불법 인터넷 도박은 베팅 상한이 없어 경제적 문제와 도박중독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