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G엔터테인먼트 |
역대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한국 뮤직비디오 콘텐츠로 꼽히는 소녀시대의 'Gee'가 약 3년에 걸쳐 8400만 건을 넘어선 것을 감안할 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50여일 만에 1억 건을 돌파한 것은 실로 경이로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강남스타일'의 자매품이라 볼 수 있는 후속작 '오빤 딱 내 스타일' 또한 게재된 지 2주 만에 2500만 클릭을 넘긴 상태다.
대부분의 동영상 콘텐츠가 공개 당시 큰 관심을 끌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조회수 상승 추이가 낮아지는 반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날이 갈수록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싸이는 이미 팝 가수 저스틴 비버와 제니퍼 로페즈가 소속된 미국의 대형 음반회사 아일랜드레코드의 러브콜을 받고 계약을 마친 상태이며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VMA) 측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6일 LA로 출국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처럼 싸이가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 씨는 계층을 초월하는 웃음 코드를 싸이의 성공 요인으로 들었다.
그는 "쉽고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 복고풍 '말춤'의 코믹하면서도 성적인 코드, 자신을 부의 상징인 '강남' 스타일이라 주장하지만 사실은 전혀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 싸이의 외모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로 녹아들어 전 연령층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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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는 "싸이는 그저 배 나온 중년 아저씨일 뿐이다. 썩 잘나 보이지 않는 30대 유부남 가수가 엽기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에서 대중은 대리만족을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싸이의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은 아이돌 중심으로 성장해온 K팝 문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화려한 군무와 댄스 음악만이 전부라는 K팝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깨부순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 씨는 "이제는 단순히 들려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음악의 시대가 왔다. 특히나 수많은 K팝 마니아를 양산한 아이돌 음악은 그야말로 '비주얼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싸이 역시 '보여주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엽기'와 '코믹'이라는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냈고, 어떤 음악이든지 콘텐츠가 좋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싸이는 앞으로 우리나라 가수들이 어떤 식으로 세계시장에 나가야할 것인지 면밀하게 분석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주류 음악시장에서 제3음악들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고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싸이와 같은 재미난 코드들이 필수적이라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그와 비슷한 스타일로 뛰어드는 '묻지 마'식의 제작 관행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싸이는 "내 가수 인생에서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신기하고 이상하다"며 "해외에서 내 콘서트를 한 번 보여주고 싶다. 그저 요행수로 온 '웃긴 사람'이 아닌, 눈물과 웃음이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