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 인하 확산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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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가산금리 인하 압박이 거센 가운데, 우리은행이 먼저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다른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아직 가산금리 인하를 발표한 은행은 없지만, 업계에선 결국 다른 은행들도 가산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 주요 대출의 가산금리를 인하했다. 28일부터 5년 변동(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을 신규 신청하는 경우, 가산금리는 0.25% 낮춰 적용된다. 지난 21일 주택담보대출 금리우대 최대한도를 0.1%포인트 확대하고, 3인 이상 다자녀 가구에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추가 제공키로 했는데, 일주일만에 가산금리까지 내리면서 전체 대출금리 하락폭도 커진 셈이다. 3월 초부터는 우리WON갈아타기 직장인대출 금리를 0.2%포인트 내린다. 일선 지점장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인하 전결권을 0.3%포인트 확대한다.
이번 우리은행 가산금리 인하가 주목받는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내세우며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작년 10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이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작년 10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296%, 11월 4.64%, 12월 4.898%로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이들의 가계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10월 3.088%, 11월 3.17%, 12월 3.206%였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관리 명목으로 이자장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예·적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후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낮추면서, 가산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이에 금융당국이 압박에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출금리는 일종의 가격으로 기준금리 인하 요인이 이제는 반영돼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금감원에선 가산금리 책정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발표 후 현재까지 추가적인 가산금리 인하계획을 발표한 은행은 없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란 입장을 보였다.
업계에선 결국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속해서 가산금리 인하를 강조하는 가운데, 이미 이를 단행한 은행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총장이 가산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린 우리은행을 언급하는 등 금융당국의 긍정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