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생…해병 복무 후 늦깎이로 연기 시작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프렌치 커넥션'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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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로이터 통신과 연예 산업 전문 매체인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해크먼과 그의 부인인 벳시 아라카와, 이들 부부가 키우던 반려견은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자택에서 모두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경찰에 의하면 폭행 혹은 외부 침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30년 미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병대 복무를 마친 뒤 서른 살이 돼서야 입단한 패서디나 플레이하우스에서 연기자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 때 동문수학한 친구로는 '졸업'의 더스틴 호프먼이 있다.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시작을 알린 아서 펜 감독의 1967년작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 그는 남자 주인공 '클라이드'(워렌 비티)의 친형으로 동생의 범죄 행각에 동참하는 '벅' 역을 맡아 처음 얼굴을 알렸다. 이 영화로 해크먼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연기력을 처음 인정받은 뒤, 1971년작 '프렌치 커넥션'과 1992년작 '용서받지 못한 자'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차례로 거머쥐며 대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개성 넘치는 외모와 선 굵은 감정 연기를 앞세워 액션과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누빈 고인은 1970년대 후반부터 '슈퍼맨' 시리즈에서 '슈퍼맨'을 괴롭히는 '렉스 루터' 역과 '노 웨이 아웃'에서 정부를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려 하는 국방장관 등을 연기하는 등 할리우드 흥행작들의 감초 조연으로 쓰임새를 넓혔다.
이후 그는 2004년 코미디물 '웰컴 프레지던트'를 마지막으로 연기 생활 은퇴를 선언한 뒤 소설가로 전업해 역사 소설 4권을 출간했으나,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아내와 자택에서만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