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
檢 불신 조장, 특검 정쟁도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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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명씨를 창원지검으로 불러 조사했다. 명씨는 지난해 12월 3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창원교도소에 머물고 있다.
검찰은 지난 17일 이번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전날에는 오 시장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사업가 김모씨의 주거지·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검찰은 27~28일 이틀 연속 명씨를 불러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 및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다만 오 시장 측은 명씨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통해 수혜를 입은 바 없으며 여론조사 대납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명씨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한 오 시장 측은 고소 경위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명씨에 대한 조사가 한창 이뤄지던 이날 국회에서는 야당 주도로 발의된 명태균 특검법이 여당 측 반발에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지난 4개월간 검찰 수사가 뚜렷한 성과 없는 '맹탕'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국민의힘은 명태균 특검은 정쟁 도구에 불과하다고 맞받았다. 민주당이 검증되지 않은 명씨의 일방적 진술을 사실로 단정하고, 여당과 보수 진영을 겨냥한 공세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여야가 특검 도입을 두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공방을 주고받자, 법조계에서도 무분별한 특검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특검'을 시작으로 2022년 고(故) 이예람 중사 특검까지 역대 15개 특검 중 과반이 넘는 9개가 '수사 종료 후' 도입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검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검찰 수사 종료 후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며 "검찰에서 명씨에 대한 대면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한 점에 비추어 보면 섣불리 수사에 진전이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쟁 사안을 특검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번 특검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만, 민주당 측에서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