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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 권한을 마구 남용하여 행정부 일부를 사실상 마비시켰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후임 재판관 임명을 지연시키며 소추된 공직자들이 직무정지 상태에서 아무런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 사건이 터지자 "계엄=내란"이라는 선전선동으로 일부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현혹하여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에 성공하자, 민주당은 갑자기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해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헌법재판관을 서둘러 선출해야 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여야가 3명의 후보자를 선출하게 되었는데, 민주당은 관례에 따라 그중 한 명은 여야 합의에 따라 후보자를 정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반(反)헌법적 가치관을 가진 것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마은혁을 후보자로 밀어붙였다.
민주당은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마은혁을 포함한 헌법재판관 3명 임명을 요구하였으나 한 대행이 이를 거부하자 즉시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하였고, 국회의장이 자의적으로 총리 탄핵소추 요건을 적용하여 한 대행에 대해 위헌적인 탄핵소추 의결을 강행하였다.
합리적인 법률가와 헌법학자들은 한 대행에 대해 국회 재적의원 200석 미만의 동의로 의결된 탄핵소추안은 원천적으로 무효이므로, 이후 최 대행이 마은혁을 제외한 2명의 헌법재판관 임명도 무효라고 본다. 따라서 헌재가 시급하게 최우선적으로 결정해야할 헌재 사건은 마은혁 권한쟁의 사건이 아니라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지난 3일 선고일자를 정하는 등 마은혁 권한쟁의 사건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려고 해온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을 결심하고 이틀 후 마은혁 권한쟁의 사건에 대한 결정을 한 것을 보면서 과연 문형배 헌재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모두가 궁금해한다.
헌재는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데 본회의 의결 없이도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최 대행이 마은혁을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것은 "헌법재판소 구성권 침해"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마 재판관에 대한 지위 확인은 권한쟁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각하했다.
문형배의 헌재는 마음 같아서는 마 재판관이 헌법재판관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는 결정까지도 밀어붙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2항에 의하면 헌법재판소가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한 때에는 피청구인은 결정 취지에 따른 처분을 하여야 하도록 되어 있을 뿐이다. 최 대행이 임명하지 않는다고 헌재가 대신하여 임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각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헌재의 위 결정으로 최 대행은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 대행이 윤 대통령이나 한 총리의 복귀 등을 예상하며 즉시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더라도 이를 무조건 위법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헌재도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향후 민주당은 최 대행에게 마은혁 임명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최 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소추 카드까지 꺼내들까? 그리고 헌재는 임명된 마은혁을 변론갱신으로 인한 판결 선고 연기를 감내하고서라도 선고에 관여하도록 할까?
이는 현재의 헌법재판관 8명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할 것으로 민주당이나 문형배가 판단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민주당이 탄핵인용을 예상하고 있다면 최 대행에게 마은혁에 대한 임명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탄핵소추하는 강수까지 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민주당이 강하게 임명요구를 하고 탄핵소추를 불사한다면 이는 민주당이 기존의 8명으로는 탄핵에 필요한 6명의 재판관을 확보하지 못해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고 심히 불안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형배 역시 탄핵인용을 예상한다면 마은혁 임명 여부에 관심이 없고, 혹시 임명되더라도 심리 종결된 변론을 갱신하면서까지 마은혁을 탄핵결정에 관여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8명 체제하에서는 탄핵찬성에 필요한 6명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문형배는 무리해서라도 마은혁에 대한 임명을 국회와 최 대행에게 요구하고, 변론갱신까지 하면서 마은혁을 재판에 관여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내세워 변론갱신을 간단하고 신속하게 진행한 후 이재명의 항소심 재판 선고일인 3월 26일 이전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정을 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현재 헌법재판관 8명의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인데, 독자 여러분께는 이를 짐작할 만한 의미 있는 결정이 27일 권한쟁의심판에서 있었음을 알려드린다.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본회의 의결이 필요하다는 별개 의견을 낸 재판관이 3명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민주당은 탄핵소추를 불사하는 태도로 최 대행에게 마은혁 임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문형배는 마은혁이 임명된 후 즉시 변론을 재개하여 마은혁을 윤 대통령 탄핵재판에 참여시킨 후 전광석화처럼 3월 26일 이전에 6:3으로 탄핵선고를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럴 민주당이나 문형배에게 꼭 한마디 하고 싶다. "현명한 대한민국 국민이 그걸 모를까?" 대한민국 국민이 있기에 세상 일이 민주당이나 문형배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준길 객원논설위원·법무법인 解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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