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후 처리처럼 되나 우려
여성 軍 징집 카드까지 만지작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7일 분석에 따르면 이런 대만의 우려는 최근 분위기를 살펴보면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이른바 '우크라 패싱'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대만이 자신들도 우크라이나처럼 언제든지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방위에 대한 자세도 상당히 애매하기만 하다.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 직후에 한 기자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군사적 개입에 나서겠느냐는 질문을 하자 "나는 그런 것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즉답을 피한 사실만 봐도 좋다.
그의 이같은 자세는 재임 중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을 경우 군사적 개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는 완전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대만으로서는 불안한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베이징의 대만 기업인 렁유청(冷有成) 씨가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비즈니스 마인드가 충만한 정치인인 것 같다. 대만보다 중국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대만의 가족들이 불안해 하는 것을 보면 괴롭다"면서 안타까워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처럼 "대만의 강압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대중 강경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에 일부나마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지난 1979년 미중 수교 당시 미국이 이른바 대만관계법을 제정한 사실까지 더할 경우 대만의 우려는 기우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법의 2조가 대만이 외부로부터 침략을 받게 될 때 에는 미국이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인만큼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만은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방 예산을 현행 2.45%에서 3% 이상으로 증액하기로 한 결정이 돋보인다. 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타이지뎬臺積電)가 경영난에 빠진 인텔의 일부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라는 미국의 권고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사실 역시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대만은 이외에 군 전력 향상을 위한 여성의 의무복무제, 병사들의 복무 기간 연장 카드 역시 만지작거리면서 자신들의 방위 의지 역시 미국에 보여주려 진력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 빨간 불이 켜진 안보 불안 심리는 향후에도 여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중국이 속으로 웃음을 참는 국면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