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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韓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못해”… 과거 野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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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승인 : 2024. 12. 17. 17:57

"대통령 궐위 아닌 직무정지땐 불가능"
朴탄핵정국때 野도 "어불성설" 주장
민주 "말도 안되는 궤변" 반박 나서
공정성·신뢰성 위한 '9인 체제' 강조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photolbh@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권이 없다고 강조했다.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회 몫 추천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민주당은 연말 내로 한법재판관의 임명 절차를 마쳐 헌법재판소 9인 체제를 완성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대통령 직무 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행정부 소속이 아닌 독립적 헌법기구로서 헌법재판관 3명 임명은 그 권한행사를 신중하게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인용된 후에 대법원이 추천한 이선혜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전례가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민주당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권 행사는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했다. 권 권한대행은 민주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헌법재판관 임명 속도전은 과거 민주당 주장에서 180도 달라진 것"이라며 "헌법재판관 임명만큼은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국정마비를 주도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9명 헌법재판관 체제 강조 나서
국민의힘측의 주장에 민주당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재 공석인 헌재관 3인은 국회 추천 몫이고 권한대행의 임명 행위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며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의 사례는 대통령 지명 몫으로 애초 비교 대상이 아니다. 추천권과 임명권 중 추천권이 우선이라는 것이 공통된 해석이며 대통령 인사권은 박 소장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던 것이라 그의 후임은 대선을 치르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이번 헌재관 임명은 여야가 이미 합의한 사안이다. 양당 합의 하에 후보자를 추천했고 청문회 개최와 청문위원 명단까지 합의해놨다"며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구명길을 열기 위해 자신들의 합의마저 뒤집을 생각인가"라고 질타했다.

야권에서 '9명 헌재관 체제'를 강조하고 나서는 데는 재판관들의 성향에 따른 우려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주심재판관으로 윤석열이 임명한 정형식 재판관이 배정됐다고 한다"며 "윤석열이 최근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이 정 재판관의 처형이다 보니 탄핵심판 공정성과 신뢰성 우려가 나온다"고 발혔다. 때문에 탄핵심판의 공정성,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6인 체제가 아닌 9인 체제로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부터 이미선 재판관은 모두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중도 또는 중도·진보'로 분류되지만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이다. '보수 또는 중도·보수'는 정형식·김복형 재판관뿐이다. 특히 이번 헌재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3명 중 정계선·마은혁의 경우 진보 성향이다. 조한창 변호사는 국민의힘이 지명해 보수로 분류된다. 이들 3명이 헌재관으로 채워질 경우 진보 또는 중도·진보로 분류되는 재판관은 5~6명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상 헌재 재판관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어

헌법상 헌법재판소 재판관 9인에 대한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헌법 111조 2항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항에도 '헌법재판소의 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가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권도 대통령에게 있다"며 "국회의 선출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충돌하는 지점이 발생할 수 있다. 대법원장의 3인 지명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충돌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에 따르면 "헌법 명문 규정의 해석상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며 "권한대행 체제는 헌법재판관 임명 불능의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추미애·박범계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언급되고 있다.

◇야당도 과거 대통령권한대행은 헌재 재판관 임명권 없다고 주장

추미애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에 "황교안 (대통령 직무) 대행이 신임 헌법재판소장을 새롭게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이나 헌법재판관에 대해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의 헌법학자들의 의견"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범계 의원도 박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황교안 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며 "법리적으로도 그렇고 이미 정치적 사안으로 부상했다.(대통령의) 탄핵을 미루려는 꼼수라고 본다"고 했다. 또 정치권 관계자는 헌법재판관 임명권은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 대표의 지위로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권한'과 '국가와 국민 대표의 지위로서의 권한' 등 이중적 권한을 행사한다"며 "이 각각의 권한으로부터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 권한이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권한에는 △국민투표 부의권 △전쟁권 △계엄권 △조약체결권 등을 비록해 헌법재판관 임명권과 대법관 임명권 등 다른 헌법기관의 구성권 등이 있다"며 "이 권한들은 대통령의 궐위와 사고 구분 없이 단독으로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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