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장 요동에 투자자예탁금도 연일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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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로 위험자산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됐지만, 투자시장이 요동치는 까닭에 잠시 숨 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시중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11조8040억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600조2615억원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늘어난 자금은 11조5425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계엄 사태 이후 연일 증가세를 이어갔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의 경우 608조3150억원으로 하루 만에 잔액이 무려 8조535억원 늘었다. 5일 추가로 1조9814억원 늘어난 데 이어 6일에는 2조1135억원이 또 늘어나며 무려 612조4099억원을 기록했다.
탄핵 표결 직후 첫 영업일이었던 지난 9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조5232억원 줄어든 610조8867억원으로 집계됐지만, 하루 새 9173억원이 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요구불예금이란 일반적인 수시입출식통장에 입금된 돈으로 입출금이 자유로운 데다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해 '대기성 자금'으로 일컬어진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2달째 하락 추세였다. 지난 9월 말 623조3173억원이었던 요구불예금 잔액은 10월 말 613조3937억원에서 11월 말 608조233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정국의 혼란이 이어지는 데 따라 투자자들이 투자 자금을 빼기 시작하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지난 3일 2500.10에 장을 마감했던 코스피는 지난 9일 종가 2360.58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지난 3일 49조8987억원에서 지난 10일 52조5129억원까지 불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엄 여파로 국내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등 투자시장이 요동치며 '패닉셀(공황 매도)'이 발생해 은행권으로 대기성 자금이 몰렸다"며 "연말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까지 더해진 만큼 이 같은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