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치 미 핵무기 철수, 다른 지역 배치 반대 표명
"중, 핵자위 전략...어떤 경우도 선제 사용 없어"
미 국무 '극단 상황, 핵 사용 고려' 견제
|
푸충(傅聰) 중국 외교부 군축사(司) 사장(국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2일차 일반토의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공유 모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복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역내 전략적 안정을 약화하고, 역내 국가들이 강하게 반대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엄정한 대응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핵무기를 유럽에서 철수해야 하고, 이를 세계 다른 지역에 배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푸 사장은 "핵 공유 협정은 NPT 조항들에 위배되고 핵확산과 핵 분쟁의 위험을 높인다"며 "미국은 유럽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하고,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핵무기 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핵무기를 나토 회원국에 배치해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 전략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도입하는 것에 강한 경계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 사장은 지난 1월 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도 미국이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과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푸 사장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 핵의 평화적 개발과 핵 자위 전략에 전념하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전날 연설에서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미국 핵무기의 근본적인 역할은 미국과 동맹국·파트너 국가에 대한 핵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미국과 동맹, 그리고 파트너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 사장은 또 북핵 문제와 관련,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여전히 복잡하고 심각하다"면서 "우리는 '쌍궤병진(雙軌竝進·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의 병행 추진)' 접근법과 단계적·동시적 행동 원칙을 따를 필요가 있다"며 기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푸 사장은 미국이 이란과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 협상을 하면서 제재라는 위협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