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제정치-민주주의 선택 직면"
31년 전 톈안먼 광장 추모 사건 거론
"시진핑, 혹독한 인권 기록, 법치 무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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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옹호하면서 중국의 협박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만 도착 펠로시 의장 "대만 민주주의 지원, 미국 약속 따른 것...세계, 전제정치-민주주의 선택 직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저녁 대만 타이베이(臺北) 쑹산(松山) 공항 도착 성명에서 "미국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전 세계가 전제정치와 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에 직면한 오늘날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위터에 "우리의 방문은 힘차고 활기 넘치는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인도·태평양에서 중요한 파트너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펠로시 의장은 이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 '내가 의회 대표단을 대만으로 이끄는 이유'에서도 "세계가 전제정치와 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에 직면했을 때 이번 방문을 한다"며 "대만 방문을 통해 우리는 대만의 자유와 모든 민주주의가 존중돼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평기했다.
펠로시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거론하고, 자신이 지난 4월 30일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국민의 민주주의 수호에 존경을 표시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이 독재자에 절대적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대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대만 방문이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대한 민주주의 수호 행보라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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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의장은 약 43년 전 미국 의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돼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서명한 대만관계법이 경제·외교적 관계의 틀을 제공하면서 민주적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규정하고, 자기결정과 자치·민주주의와 자유·인간 존엄과 인권이라는 공유된 이익과 가치관에 바탕한 깊은 우정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의 공격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민주적 파트너인 대만을 지지한다는 명확한 성명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 방문이 1979년 대만관계법,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인 미·중 3대 공동성명, 대만의 실질적 주권을 인정하는 6대 보장에 의해 장기간 지속돼온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방문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한국·일본 등 상호 안보와 경제적 파트너십·민주적 거버넌스에 초점을 둔 광범위한 태평양 순방의 일환"이라며 "대만 파트너와의 논의는 이 섬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진을 포함한 공유된 이익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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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의정 활동 4년이 갓 지난 1991년 9월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추모 사건 일화를 거론했다.
그는 "30년 전 나는 초당파 의회 대표단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 우리는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은 이들에게'라고 적힌 흑백 현수막을 펼쳤다"며 "우리가 광장을 떠나자 제복 경찰이 뒤쫓았고, 그 이후 시진핑 주석이 권력 장악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혹독한 인권 기록과 법치에 대한 무시가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콩의 정치적 자유와 인권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잔인한 탄압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약속을 쓰레기통에 던진 것"이라며 티베트에서의 언어·문화·종교·정체성 말살 캠페인,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위구르 무슬림 대량 학살, 그리고 중국 본토 전역에서의 민주주의 활동가·종교 자유 지도자·반정부 인사 등에 대한 체포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계속된 위협을 방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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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무력 시위와 협박을 강화하고 있는데 대해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이 그의 권한 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며 중국 주권이나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 소용돌이가 어떤 종류의 위기나 갈등으로 치닫는 것을 보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를 증폭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발표한 후 "우리는 (중국의 도발에) 끌려가거나 무력 시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이 앞으로 며칠 동안 선동적인 레토릭과 허위 정보를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 일행을 태운 미국 공군 C-40C 수송기는 이날 오후 3시 42분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이륙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항로 대신 오른쪽으로 다소 우회해 인도네시아·필리핀 영공을 경유, 통상보다 2시간 더 긴 7시간 비행 후 오후 10시 43분 대만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