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전략으로 후발주자 한계 극복
M&A전략 통해 전국구 은행 발돋움
베트남·인니·미얀마 등 '亞 금융벨트' 구축
데이터 혁신 통해 일류은행 도약 나서
신한은행은 국내 리딩뱅크에 만족하지 않고 은행산업 선진화와 글로벌 리딩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세계 20개국, 170여개에 달하는 금융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며 ‘Data-Driven Company(데이터 주도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금융을 통해 모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금융보국(金融報國) 창업이념을 넘어, 이젠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변화를 선도하는 일류(一流)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3개 점포·250억 자본금 꼬마은행서 740개 점포·8조원 리딩뱅크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차 오일쇼크 등으로 경기 침체기에 들어선 1982년 7월 7일 국내 최초의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된 시중은행이다. 3개 지점과 279명의 임직원으로 출발한 신한은행은 초기 자본금도 은행법상 전국 규모의 은행이 갖춰야 하는 최저 자본금인 250억원에 불과했다. 대형은행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신한은행으로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기준 선진 시스템을 갖춘 신한은행의 성장세를 가팔랐다. 40년 지난 현재 신한은행은 자본금 8조원에 점포 740개, 임직원 1만3700여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대표 은행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한해에만 순익 2조5000억원으로 벌어들이며 KB국민은행과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만의 차별화 전략…M&A 통한 대형화 및 글로벌 시장 공략
이 같은 가파른 성장은 새로운 영업 시도와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한 규모 성장 덕분이다.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를 도입하고, 리테일서비스 카트기로 시장 등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갔다. 다른 은행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영업망을 차별화 전략으로 극복했다.
1990년 후반 발생한 외환위기는 신한은행에게 오히려 기회였다.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금융권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벌어졌는데, 개인고객 위주 성장 전략을 펴왔던 신한은행은 이를 고객 기반 확대의 계기로 활용했다. 이와 함께 1998년 동화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06년에는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된 조흥은행과 통합하며 명실상부한 ‘전국구 은행’으로 발돋움했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도 핵심 성장전략이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2009년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을 설립했고, 2011년에는 베트남 현지법인인 통합 신한베트남은행을 출범시켰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영토 확대에 주력한 결과 신한은행은 현재 20개국에 총 166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해외에서만 벌어들인 손익이 3865억원에 달했고, 올해 1분기에는 1242억원의 손익을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주요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며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했다.
◇기관영업·DT 경쟁력도 ‘UP’…‘Data-Driven Company’ 추진
신한은행은 기관영업과 디지털 전환에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 서울시 1금고 은행으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1, 2금고를 모두 차지했다. 또 수도권 대형 법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법원 공탁금 관리은행 위상도 공고히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제 ‘Data-Driven Company’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혁신을 통해 미래 변화를 선도하는 일류 신한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데이터와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유통 등 이종업종과의 협업에도 과감하다. 이는 편의점 혁신점포와 금융권 최초 배달앱 ‘땡겨요’ 등장으로 이어졌다. 진옥동 행장은 “서로 다른 영역의 데이터 연결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과감하게 업의 경계를 넓혀 나가고, 특히 배달앱은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