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11명…후임자 못찾아
7월 6명·8~12월 18명 물러냐야
수장부재에 정부 정책 보좌 차질
전문성 없는 與인사 챙기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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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은 정부 정책을 보좌하는 손과 발로, 국민 바로 곁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문에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없거나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선 공공자원 배분의 비효율을 불러올 수 있다.
6일 아시아투데이가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 대상 공공기관 131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개 기관 CEO의 임기가 올 상반기(1~6월) 끝났다. 이들은 임기가 만료됐더라도 후임 기관장 선임 전까지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1곳(한국콘텐츠진흥원)은 CEO 퇴임 후 지금까지 공석이다.
올 1월 울산항만공사 고상환 사장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차성수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것을 비롯 △4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문용식 원장, 아시아문화원 이기표 원장 △5월 한국관광공사 안영배 사장,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청룡 이사장,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손봉수 원장 △6월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유태열 사장, 한국석유관리원 손주석 이사장, 한국 소비자원 이희숙 원장이 교체 대상이다.
이 중 일부 기관은 후임 CEO 선임에 착수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는 GKL은 지난 4월 신임 사장 공모에 나섰으나,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달에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권순경 원장과 한국청소년활동원 이광호 원장, 국립생태원 박용목 원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인성 원장,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강익구 원장, 한국연구재단 노정혜 이사장 6명의 임기만료가 돌아오거나 돌아왔다. 이밖에 2018년 8월 이후 취임한 공공기관장 18명의 임기도 올해 말까지 도래한다.
뿐만 아니다. 검찰은 정재훈(2021년 4월 연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채희봉(2019년 7월 취임)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혐의로 기소했다. 정부는 또 직원 폭언·채용 강요 의혹으로 김우남(올해 2월 취임) 한국마사회장 해임을 건의했다.
기획재정부는 경영평가 결과를 토대로 E 또는 2년 연속 D를 받은 우체국물류지원단·한국보육·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한국건강증진개발원 4개 기관장에 대해 해임 건의도 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는 10개월 남았다. 공공기관장 막차를 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낙하산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공기업계 한 관계자는 “정권 말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들이 CEO 자리를 꿰찰 경우 고유 업무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관료 출신 전직 공공기관장은 “공공기관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중앙정부의 시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특히 3년 임기로는 어림없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연임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