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파 부동층, '캐스팅 보트'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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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부동층 표심이 관건이다. 갤럽이 지난 1일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한 결과, 특정후보나 정당에 대한지지 및 의견을 유보한 ‘무당파 부동층’만 25%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후보자간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인 초경합 선거구에서 부동층이 이번 총선 최대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전체 253개 지역구 중 112곳에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층을 끌어오는 것이 선거의 막판 핵심 변수인 셈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5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부동층의 향배가 접전 지역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선거 막판에 (부동층을) 흡수하는 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지지층이 결집하고, 부동층 비율이 줄어드는 게 그간의 선거 법칙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도리어 부동층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윤 센터장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당에 대한 실망감과 여야의 공천 파동이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공천 시기가 늦어지면서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획득하지 못해 유권자들이 알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또 이번엔 구도나 선거의 전선이 단순하지 않을뿐더러 조기에 형성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사전 투표율이다. 기존에 하루만 진행됐던 역대 총선과 달리 20대 총선에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전 투표제를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궂으면 거동이 불편한 중·장년층들의 투표참여율이 낮고, 날씨가 좋으면 젊은 층이 놀러가 투표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8~9일 진행되는 사전투표제의 도입으로 분산 효과도 커져 날씨로 인해 투표율이 변동을 보이는 현상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사전 투표 결과가 총선 판세를 가를 1차 승부처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도입된 사전투표제는 선거의 변수로 꼽혀왔다. 선거 당일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야권성향의 젊은층이나 부동층이 사전투표를 할 경우 판세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젊은층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사전 투표제에 더욱 적극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 사전 투표율을 14%로 예상하고 있다. 역대 사전 투표율은 2013년 4·24일 재보궐선거(4.9%), 2013년 10·30일 재보궐선거(5.5%), 2014년 6·4일 지방선거(11.5%)를 거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역대 선거에서 사전투표 결과와 본투표 결과가 거의 일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가 사전투표에 얼마나 많은 지지층을 끌어오는지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첫번째 관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