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시끄럽다” 민원 급증세
유권자 4명 중 1명이 부동층
무관심 속 투표율 저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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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권의 공천파동과 야권의 분열상을 보면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이전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 불신이 커지면서 무당파의 투표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치 혐오증은 무관심으로 이어져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선 “투표는 내 삶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냉소적 반응까지 나온다. 때문에 정치 혐오가 실제 투표율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4·13총선의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제3당의 출현과 젊은 층의 취업난에 따른 분노 등이 변수로 작용해 예상 밖의 높은 투표율이 나올 수 있다는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이 커지면서 선거 유세 소음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유세 소음 관련 신고는 2143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535건의 민원이 접수된 셈이다.
여야 후보 모두 정책이나 비전이 안 보인다는 것도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그러다보니 정책은 뒷전이고 단순히 유권자의 귀를 자극하는 ‘관심 끌기용’ 선거 유세송에만 몰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찍을 정당이 없다’거나 ‘인물이 없다’는 부동층은 전체 유권자의 2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흥행을 위한 이슈나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내 표가 사표(死票)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유권자들의 투표 의욕을 꺾고 있다는 얘기다.
통상적으로 선거가 임박할수록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고 부동층이 줄어드는 데 이번 총선에서는 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도 투표거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3개월 전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부동층이 2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6%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정치혐오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다수의 사람들이 선거에 대한 열기도 관심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혐오증이 높았던 18대 총선 당시 투표 참여율이 46.1%(역대 최저)로 집계됐는데 이번 20대 총선은 이것보다는 조금 높은 40대 후반 정도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