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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터키 이슬람사원 방문...‘침묵 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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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기자

승인 : 2014. 11. 30. 08:34

터키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술탄아흐메트 자미(이슬람사원의 터키어)와 성소피아 박물관을 찾았다.

교황은 푸른 타일로 장식돼 ‘블루 모스크’로 더 많이 알려진 술탄아흐메트 자미에서는 이슬람 지도자와 나란히 서서 2분 정도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다.

교황은 자미의 미흐랍 앞에서 이스탄불의 최고 이슬람 지도자인 라흐미 야란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난 다음 경의를 표하자고 제안해 야란이 “신께서 허락하실 것”이라고 응하자 두 손을 모았다.

이슬람교는 성지인 메카를 향해 예배를 올리고, 미흐랍은 이슬람사원 안에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곳이다.
교황은 두 손을 깍지 끼고 십자가 목걸이가 걸린 가슴 쪽으로 올려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약 2분 동안 서 있었다.

야란도 메카를 향해 교황 옆에서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는 이슬람식 기도를 했다.

바티칸라디오는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을 인용해 교황의 행동은 기도가 아니라 ‘침묵 경배’라고 전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다른 종교 간 대화가 이뤄지는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며 “8년 전 베네딕토 16세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2006년 이곳을 방문했던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2분 정도 두 손을 십자 형태로 가슴에 얹고 침묵으로 기도하는 자세를 취한 바 있다.

당시 터키인들은 베네딕토 16세가 방문 전 논란이 됐던 이슬람교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와 화해의 뜻으로 받아들이며 높이 평했다.

반면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의 제스처는 기도가 아니라 묵상을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술탄아흐메트 자미 바로 앞에 있는 성소피아 박물관도 찾았다.

성소피아 박물관은 원래 동로마제국 당시인 537년 정교회 성당으로 지어졌으나 오스만제국이 이스탄불을 정복함에 따라 1453년부터는 이슬람사원으로 바뀌어 세속주의 국가인 터키는 1935년 박물관으로 개관한 바 있다.

성소피아는 ‘성스러운 지혜’란 뜻으로 그리스어로는 ‘하기아소피아’로 표기되고 터키에서는 ‘아야소피아’라고 칭한다.

1979년 터키를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곳에 들어서며 십자 성호를 그어 무슬림과 세속주의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의식한 듯 성호를 긋지 않았으나 이곳을 방문하는 내내 오른손으로 목걸이의 십자가를 쥐었다.

또한 교황은 이스탄불 시내의 가톨릭 성당에서 미사도 집전했다. 미사를 마친 교황은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뮤 1세와 만나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로 했다.

교황은 30일 바르톨로뮤 1세와 우호 선언에 서명하고 출국해 사흘 일정의 터키 방문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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