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든 물건이든 가리지 않고 뭐든 가장 비싸다는 서울, 그것도 강남에서 삼촌네 고깃집은 당당히 ‘가격 파괴’를 선언한다.
직장인들의 회식 메뉴 1순위로 꼽히는 삼겹살 1인분(180g)의 가격이 8000원, 목살 역시 같다.
전지살(돼지 앞다리살)은 이보다 저렴하다. 3인분 이상을 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1인분(180g) 가격이 5500원으로 3인분을 주문해도 1만 1500원, 인근 다른 고깃집의 삼겹살 1인분 가격이 보통 1만 2000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이쯤에서 드는 합리적 의심은 ‘고기값이 싼 만큼 고기의 질과 맛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하는 것.
다행히도 이러한 의심은 고기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곳의 고기는 모두 국내산, 그것도 비싼 원가 탓에 보통 음식점에서 잘 취급하지 않는다는 ‘목우촌’ 고기다.
삼촌네 고깃집 사장의 식당 운영 철학은 ‘Don’t be evil’(악마가 되지 말자). 사장은 “이곳에 고깃집을 열면서 단 2가지만 생각했다”며 “‘좋은 품질의 고기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내놓자’ ‘한 번 찾은 손님이 반드시 재방문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서비스하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그 2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킨 덕분인지 하루 평균 100~200명의 손님을 받고 단골도 계속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19일 오후 7시 45분 기자가 직접 삼촌네 고깃집을 찾았다. 식당 안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찼고 식당 문 앞 역시 기다리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기다리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8시 25분, 한참을 기다리면서 ‘그냥 다른 고깃집에 가서 먹을까?’하는 유혹이 샘솟았지만 기다린 시간도 아깝고 식당 안에 다른 손님들이 아주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어 도저히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
50여분을 기다린 끝에 식당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주릴 데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테이블에 앉자마자 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다. 고기가 나오기 전에 부추무침, 콩나물무침, 김치 등 각종 반찬이 맛깔스럽게 테이블 위에 놓였다.
선홍빛을 띤 고기가 불판 위에 놓이는 순간, ‘지글지글’ 소리가 식당 안을 가득 메웠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에 술 한 잔을 곁들이자 이곳 사장이 왜 그렇게 고기의 질과 맛에 자신만만했는지 알 수 있었다.
고기를 다 먹고 나서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든다면 이곳 인기메뉴 중 하나인 치즈볶음밥(3000원)을 반드시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리 볶아서 나오는 김치볶음밥 위에 손님이 직접 모차렐라 치즈 양을 정할 수 있는 것이 이곳 치즈볶음밥의 특징이다. 맛과 양, 모두 만족스럽다.
삼촌네 고깃집의 주소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162번지. 영동시장 안 간장새우 골목으로 들어서면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