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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토종기술 ‘와이브로’ 사업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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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승인 : 2012. 07. 20. 06:04

*일본 UQ와 장비 공급 차질…삼성, 와이브로 사업부 축소 및 개발 중단
삼성전자가 국내 토종기술 '와이브로(WiBro)' 사업에 대해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와이브로 시장이 축소되면서 장비 공급이 지지부진하자 관련 사업부서를 축소하고, 와이브로 단말·장비 개발 및 생산도 중단했다. 현재 와이브로 사업부는 장비 유지·보수 정도만 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1년여 동안 공을 들였던 일본 UQ커뮤니케이션과의 '와이브로 어드밴스드(Advanced)' 장비 공급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일본의 유일한 와이브로 사업자인 UQ커뮤니케이션은 100Mb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와이브로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삼성전자와 협력해 왔다.

하지만 UQ는 최근 자국내 업체인 NEC를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현재 UQ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NEC로부터 장비 공급을 받고 있으며, 삼성측으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삼성전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UQ에 와이브로 장비를 공급하던 한 업체는 최근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와이브로 고객인 UQ가 자국내 업체 위주로 장비 공급을 받을 경우 삼성전자는 마지막 보루였던 일본 시장마저 잃게 된다.

관련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UQ와의 와이브로 장비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대신 전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는 '시분할 롱텀에볼루션(TD-LTE)' 장비 개발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미국 스프린트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중단해 큰 시장을 잃은 삼성전자는 UQ가 자국내 기업 밀어주기에 나서면서 결국 KT에만 와이브로 장비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KT는 내부적으로 와이브로 주파수를 TD-LTE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파수 용도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방통위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와이브로 장비 수급 문제와 시장 축소 등을 들며 조심스럽게 TD-LTE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표현명 KT 사장은 최근 "와이브로 장비를 사려고 해도 살 곳이 없고 삼성전자도 TD-LTE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실상 와이브로 생태계는 끝났다"고 말했다.

TD-LTE는 중국에서 개발한 기술이지만 일본 소프트뱅크 등 48개 이통사가 관련 기구에 참여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결국 KT마저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보다는 TD-LTE에 관심을 보이면서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사업을 유지할 명목이 없어진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UQ가 NEC를 장비공급 업체로 선정한 것은 공급처를 복수로 두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이 있으면 와이브로 사업을 계속한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와이브로는 4세대(4G) 이동통신 시장에서 롱텀에볼루션(LTE)과 쌍벽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토종기술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상용화돼 KT가 가장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나 현재까지 가입자 기반이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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