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 기자]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모바일 특허권 침해 소송전이 그 누구도 이득을 얻지 못한 체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이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제기한 모바일 기술 관련 특허권 침해 맞소송에서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3세대 통신기술 관련 특허침해 소송이 기각됐고,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터치스크린의 잠금장치 해제기술인 ‘밀어서 잠금장치 해제’에 대한 특허권 소송도 기각됐다.
이날 독일 법원이 삼성전자가 제기한 특허 소송을 기각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기술 관련 3건의 특허 소송은 모두 패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기각된 3G 통신기술 소송 한건에 대해 이미 항소를 제기한 상태고 현재 3번째 통신기술 특허에 대해서도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 10여국에 걸쳐 30여건의 특허소송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독일에서 ‘갤럭시탭’ 판매금지 가처분 판결을 제외하고는 모두 원고 패소판결을 받아 지루한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대부분의 현지 법원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이 제기한 특허에 대해 지나친 특허권리 남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루한 소송전으로 인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애플이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종학 변리사는 “애플이 먼저 제기하고 이에 삼성이 반격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소송은 소송으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소송 그 자체에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며 “애플은 자신들이 창의적인 제품에 대한 선명성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삼성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맞소송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소송전의 의미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당장 삼성전자와 애플이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양사의 소송이 상당 부분 남아 있고 애플쪽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우성 변리사는 “그 누구도 상대편에 타격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전은 장기전으로 흐를 가망성이 높다”며 “애플 입장에서는 유럽연합에서 삼성전자의 반독점 조사가 진행중에 있기 때문에 쉽게 합의를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