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학가을 살펴보니, 대학들은 창조적 인재 양성을 위해 학문간 벽을 허무는 ‘학문 융합’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설립한 서울대학교는 올해 초 안철수 교수 영입에 성공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융학과학기술대학원에는 나노융합학과,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지능형융합시스템학과,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등이 개설돼 있다. 서울대는 이들 학과의 조기 안착을 위해 수원 광교캠퍼스에 조성돼 있는 차세대융합기술원과 긴밀한 연구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한국형 MIT미디어랩’을 표방하는 연세대학교 미래융합기술연구소를 올해 초 인천 송도에 위치한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출범시켰다. MIT미디어랩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의 학문융합 연구소인데 전자종이, 옷처럼 입는 컴퓨터 등 창의적 발명품을 만들어낸 곳으로 유명해 ‘학문융합’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이곳을 통해 ‘다빈치형’ 인재를 길러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글로벌 융합공학부를 신설하고 3년제 학부와 4년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된 대학원 등을 구성했다.
국내 공대의 자존심 포스텍(포항공대)도 이에 뒤질세라 지식경제부의 IT명품인재양성사업 2011년도 사업권을 지난 7월 따내면서 ‘한국형 MIT 미디어랩’ 설립 경쟁에 뛰어들었다. 포스텍은 ‘IT명품인재양성사업’을 위해 미래IT융합연구소와 창의IT융합공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다.
3년제 학부과정과 3년제 석박사 통합 대학원 과정이 개설되며 각각 20명, 30명씩 선발한다. 또 선발된 학생에게는 1인당 연간 1억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 학생들에 대한 교육투자금액이 670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고려대학교와 서강대학교는 인문 사회학 분야에서 학문 융합을 서두르고 있다. 고려대는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통해 경영, 법학, 의학 전문대학 간의 협력을 통해 융합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100여 개의 벤처기업과 연동된 서강미래기술원(SIAT), 415억 원 운용 규모를 가진 알바트로스 인베스트먼트와의 연계를 통한 산업 현장 밀착형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타 대학에 비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바이오 생명과학, 의학, 농축산학 등에 경영과 공학을 접목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건국대는 기술경영 등 융합학문, 하이테크와 신재생에너지, 부동산·건축, 문화콘텐츠와 예술 등의 분야에서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