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허락 없이 연애하는 청춘남녀를 벌하거나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던 탈레반이 이제 연애결혼을 장려하고 적극 돕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의 승인하에 율법통치가 도입된 북서변경주(州) 스와트의 탈레반은 최근 부모의 반대에 부딪힌 청춘남녀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결혼 센터'를 열었다.
탈레반의 결혼 센터는 부모의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와 결혼하지 못하는 청춘남녀의 고민을 듣고, 부모를 설득해 본인들이 원하는 연애결혼을 성사시켜주는 곳이다.
스와트지역 탈레반 대변인인 무슬림 칸은 "고민이 있는 남성이나 여성이 센터에 전화를 하면 우리는 이를 정식으로 접수하고, 부모와 접촉해 일을 성사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300쌍의 청춘남녀가 접수했고, 지난 9일 동안 11쌍이 결혼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지역 주민은 탈레반의 강압적인 중재(?)로 결혼에 골인하게 된 한 쌍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배우자 부모의 반대에 부딪힌 한 한 청년이 탈레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탈레반은 여성의 가족들에게 결혼을 허락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의 반대로 결혼을 망설이는 젊은이들을 돕는 것은 연애 자체를 금기로 여기고, 부모의 허락 없이 연애하는 청춘남녀를 벌하거나 죽이기도 하던 다른 지역 탈레반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아프간 남서부 님로즈에서는 부모의 결혼 반대를 피해 가출했던 연인이 탈레반에 의해 공개 처령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칸 대변인은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모든 무슬림은 누구나 결혼할 자유가 있다"며 자신들의 연애와 결혼관을 피력했다. /연합